증권
도입 3년된 日, 주주제안 최다…닛케이 1년6개월새 42% 급등
입력 2017-09-25 17:55 
◆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
지난 6월 22일 도쿄 미나토구 프린스파크타워에서 열린 NEC 주주 총회. 주총 안건 중 하나인 엔도 노부히로 회장의 재선임 안건으로 시종일관 긴장된 분위기였다. 지난해 적발된 담합사건과 실적부진 때문이었다. 눈길을 끈 것은 NEC가 속해 있는 스미토모그룹의 미쓰이스미토모신탁. "그래도 같은 그룹사인데"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 이날 엔도 회장의 재선임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던졌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 NEC 주총 외에도 미쓰이홈 회계부정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올해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 참석 주총 7회 중 한 번꼴로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비율도 지난해 10.8%에서 15.5%로 높아졌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 외에도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모두 전년도에 비해 반대표를 더 많이 던졌다. 일본에서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 이후 조용하게 치러지던 주총이 달라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 건수는 전년 대비 25%나 늘어났다.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일본 상장기업 주총장이 이처럼 확 바뀐 것은 아베 정권이 성장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개혁이 필수라고 보고 2014년 일본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다. 지난해 말 현재 스튜어드십코드 가입 기관투자가 수가 214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도입 첫해 상장사들의 주주환원책에 힘입어 닛케이225 주가지수는 1년반새 42% 상승했다. 최근 몇 년간 주주환원이 크게 늘었다. 3년 연속 배당을 늘리면서 올해엔 기관투자가들의 배당 요구가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 주주환원에 대해 만족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 금융당국은 심지어 올해 스튜어드십코드 개정판을 공표하면서 더욱 구속력 있는 제도로 만들었다. 기관투자가들이 기존에는 스튜어드십코드를 항목별로 이행 못할 경우 이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이었는데 오는 11월부터는 모든 내용에 대해 공시를 의무화했다.
일본의 성공사례를 본 아시아 각국에는 최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말레이시아가 2014년 6월 도입한 이래 지난해 홍콩(3월), 대만(6월), 싱가포르(11월) 등도 줄줄이 도입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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