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크 저커버그의 반성 “페이스북이 잘못했다”
입력 2017-09-22 11:23 
마크 저커버그가 멘로파크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 자신의 집무실에서 러시아 선거 개입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지난해 미 대선과정에서 활동한 러시아 연계 광고 계정 정보를 의회 조사팀에 제공하기로 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황금룰과 같던 '기술 중립성'을 사실상 포기하고 정치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책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1일(현지시간) 멘로파크 본사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의 도구(페이스북)을 사용해서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일을 원치 않는다. 선거 전복을 시도하는 국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인터넷 공동체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면 부응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러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간섭과 선거 개입에 대한 미 정부와 의회의 조사에 협조하고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은 이달 초 지난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러시아와 연관된 광고계정 3000개를 발견하고 이를 미 의회에 통보한 바 있다. 이 광고가 페이스북에 집행된 금액은 약 10만달러에 달한다.

러시아와 연계된 계정의 광고 내용은 성 소수자 문제, 인종, 이민, 총기소지 등 사회, 정치적 분열을 조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직접적으로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정치 광고는 아니지만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의견 대립을 만들어 특정 후보가 유리하도록 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를 근거로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커버그는 특정 국가나 정치 세력이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전담 팀을 별도로 신설하고 250명 규모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프랑스 선거 및 최근 진행되는 독일 총선을 포함, 많은 국가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천개의 가짜 개정을 찾아내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미 의회 조사팀은 '페이스북'이 러시아 정치 개입을 이해하는 열쇠라고 보고 페이스북에 정보 제공을 끊임없이 요청해 왔다.
저커버그의 이번 성명은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만 초점을 맞춰 '기술 중개인'으로만 인식하고 정치적 파급력은 외면했던 그동안 관행을 깨고 사회 책임을 공식 인정하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뉴욕타임즈는 이를 두고 '프랑켄슈타인 모멘텀'이라고도 평가했다. 내가 괴물을 만들었다. 더이상 통제할 수 없다”고 자책한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페이스북이 전쟁, 증오범죄, 학살, 테러리즘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고치려 한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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