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나리오대로 돈줄 죈 美…코스피는 `차분한 반응`
입력 2017-09-21 17:51  | 수정 2017-09-21 19:56
알려진 악재는 역시 악재가 아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례 없는 보유자산 축소 개시를 발표했지만 주식시장 영향은 미미했다. 연준이 자산 축소에 나서면서 시장금리가 다소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금융주들 강세가 눈에 띄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70포인트(0.24%) 내린 2406.50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1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지만 국내 기관이 2000억원가량 팔아치우면서 약보합세를 이끌었다. 코스닥도 기관 매도로 전일 대비 6.94포인트(1.04%) 내린 661.11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미 시장이 예상한대로 오는 10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의 재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식의 대차대조표 축소 개시를 결정했다. 2008년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로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MBS 자산 규모는 9년 전 9000억달러에서 현재 4조5000억달러로 불어난 상태다.
연준은 현재 1.00~1.25%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올해 세 차례 인상한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 만큼, 오는 12월 FOMC에서는 추가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연준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를 감안하면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이 당장 글로벌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편 이날 코스피 상위 종목 가운데는 은행·보험 등 금융주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하나금융지주(2.6%) KB금융지주(0.7%) 삼성생명(0.9%) 한화생명(1.2%)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시중 유동성 축소와 금융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장·단기 금리차(스프레드)가 확대될 경우 미국 은행주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은 한국 은행주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이 3분기 실적으로 쏠리면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전기전자(IT) 업종의 핵심 종목들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만 이달 말부터 열흘 동안 이어지는 연휴 공백 부담 때문에 상당수 국내 기관이 연휴 전에 물량 비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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