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숙 여사, 뉴욕 동포 어르신들에게 400인분 간장게장 대접
입력 2017-09-21 11:35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한 아내 김정숙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이민 1세대 동포 어르신들에게 직접 담근 400인분 간장게장과 함께 특별한 점심을 대접했다.
김 여사는 이날 플러싱에 위치한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한인경로회관에 방문해 한국서 손수 만들어 대통령 전용기에 실어온 간장게장, 김치, 깍두기를 내놨다. 또 교민식당에서 주문한 곰탕 400인분을 동포 어르신들 식탁에 올렸다.
김 여사는 외국에 살면 가장 그리워하면서도 현지에서 접하기 힘든 한국음식을 고심하다가 특별히 간장게장을 직접 담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려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플러싱의 어르신들부터 뵙고 싶었다"며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어 "자식 때문에 이역만리 말도 안 통하시는 곳에 이민 오셔서 한국인 특유의 근면과 성실로 설움과 눈물을 극복하고 살아오신 애환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마음을 나눴다.

김 여사는 일일이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면서 "각자가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다를 것"이라며 "누군가는 슬레이트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즐겁거나 서글프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컬러 TV 앞에 둘러앉아 잘사는 조국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또 "누군가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레슬링 시합을 응원하기도 했을 것이며, 누군가는 지금은 번화가가 된 강남을 끝간 데 없이 이어지는 논밭으로만 기억하기도 할 것"이라며 "이렇듯 세월이 변하고, 한국이 변해도 조국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어르신들의 마음은 변함없이 한결 같아 늘 고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전문직·선출직으로 진출하는 등 미국사회 내 한국교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에 이러한 여망을 대한민국 정부에서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김 여사는 전날 문 대통령이 애틀랜틱 카운슬의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경위를 소개하면서 "이 상은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친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여 받은 상"이라며 "세계가 한국의 평화적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대한민국은 최고의 나라'라고 선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전했다.
김 여사는 "빈손으로 그냥 오기보다 청와대에서 김치를 해가지고 왔다"며 "뉴욕의 무는 쓰다고 해서, 단맛 나는 한국 무로 깍두기를 담가왔고, 조금이라도 푸짐했으면 해서 게장에 새우를 넣어서 많이 해 가지고 왔다"고 밝혔고, 어르신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김 여사는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한국과 교민사회의 발전을 지켜봐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플러싱은 1960년대부터 뉴욕으로 온 이민1세대들이 모여들어 한인타운을 형성한 곳이다. 뉴욕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이자 뉴욕에서도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청와대는 "1973년 미국 동부 최초 한인사회 전문복지기관으로 설립된 뉴욕한인봉사센터는 플러싱에 한인경로회관을 두고 15년 전부터 뉴욕 어르신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며 "영어와 미술, 음악, 댄스 등 취미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동포 어르신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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