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다시 치솟는 금펀드의 인기 단기차익 노리다간 큰 상처
입력 2017-09-19 06:0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투자 비밀수첩-151]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불안감에 안전자산인 금(金)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덕분에 금 펀드 수익률도 계속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 펀드 투자가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9월 12일 기준)은 6.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1.7%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고, 해외 주식형 펀드는 4.18% 수익을 올렸다.
제로인 펀드닥터 자료를 살펴보면 개별 펀드들 중에서는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 펀드'가 한 달 새 5.74%의 수익률로 전체 금 펀드 중 1위를 기록했다. '신한BNPP골드 1 펀드'와 'IBK골드마이닝펀드 2' 등이 각각 5.31%, 4.70%로 높은 성과를 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을 살펴보면 ETF들의 성과가 우수하다.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 ETF'가 연초 이후 28%의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으며 뒤이어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 ETF'가 15.09%로 2위였다. 그 밖에 'KB스타골드특별자산 펀드'와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 펀드'도 각각 12.94%, 12.75%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펀드 환매에 나서며 차익을 실현했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의하면 최근 한 달 새 금 펀드에선 424억원이 순유출됐다.

구경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년 북한의 핵 보유 성명 발표 이후 9번의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고 매번 금값이 올랐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 리스크와 금값의 상관관계는 더 유의미해졌는데 앞으로의 금 가격 추이 역시 북한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 투자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일반적으로 금이나 원자재 가격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기조로 최근 유로화가 강세를 띠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 투자가 증가했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도 글로벌 금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제 금 현물 가격은 9월 초 최고치에 다다랐다. 북한의 핵실험 다음날인 9월 4일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337.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내 금값도 올랐다. 같은 날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75g(1돈)의 가격은 19만5500원으로 전날보다 3000원 뛰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달러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은 "(북핵 실험으로) 4일부터 바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반면 주가지수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연말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달러 투자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 투자 시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가격이 늘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측면에서 자산 중 일부를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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