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외도했다고 의심해 폭행 및 경찰 수갑을 채워 집에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시어머니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이동기 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상해·공동감금·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7·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A씨의 남편 B(60)씨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10일 인천 자신의 집에서 며느리인 C(27)씨의 뺨을 7차례 때리고 집 밖으로 도망치려는 그를 붙잡아 머리채를 잡고 넘어뜨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C씨를 경찰 수갑을 채우고 스카프를 이용해 재갈을 물린 뒤 손과 발을 손수건으로 포박해 집에 감금한 혐의도 받았다. A씨가 C씨를 때리고 감금하는 동안 남편인 B씨는 며느리가 하는 말을 휴대전화로 녹음하며 지켜봤다.
조사결과 A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해외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가 이혼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 C씨의 외도를 의심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사건 당일 인천국제공항에 마중 나가 한국에 잠시 입국한 C씨를 만나 함께 밥을 먹은 뒤 "할 말이 있다"며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갔다.
A씨는 집 거실에서 "네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던 것을 사실대로 말하라"고 추궁하고,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자 며느리 C씨를 폭행 후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며느리를 감금한 이들 부부는 태연히 사돈을 만나기 위해 외출까지 했다. 나가면서 "1시간 30분 뒤에 돌아오니 참아라"며 "도망치면 일이 더 커진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A씨가 사용한 경찰 수갑은 지난해 여름 경기도 김포의 한 헌 옷 수거장에서 주운 것으로 서울의 한 경찰관이 분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나친 모성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과정에서 경찰 수갑까지 사용해 자칫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고 피해자 부모들도 엄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에 대해서는 "아내가 주도적으로 범행했고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은 채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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