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계 큰손들, `비트코인 경고` 잇따라…국가별 가상통화 규제 강화 움직임도
입력 2017-09-13 16:24 

가상화폐를 향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일본 등 국가별로 새로운 규제를 마련하는 행보가 빨라지는데 이어 금융업계를 대표하는 큰손들이 잇따라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도 더 심하다"고 일침을 놨다. 400년 전 네덜란드에서 '명품 튤립' 사재기로 알뿌리당 가격이 집값을 뛰어넘는 괴현상이 일어났으나 결국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경제공황으로 이어진 것을 빗댄 것이다.
다이먼 CEO는 "결국 비트코인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이 실물 경제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는 만큼 위험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다이먼 CEO는 사내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한 트레이더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는)우리의 내부 규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멍청한 짓"이라며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북한에서 당신이 마약거래범 혹은 살인자라면 가상화폐를 쓰는게 더 나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의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비트코인이 조작에 훨씬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금융가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경고를 잇따라 내놓자 국가들도 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4일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 조달 방식인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했다. ICO란 기업이나 단체가 주식 대신 유동성이 높은 가상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해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것을 뜻한다.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방식이나 금융사기와 불법 자금 유출을 막기 어려워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도 ICO의 위험성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표하고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일본은 가상화폐가 현물 시장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감시하는 체제를 만들어 가상화폐가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본 금융청은 다음달부터 약 30명 규모의 전문팀인 '가상통화모니터링팀'을 꾸려 가상통화 회계 규칙 제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가상화폐를 통해 얻은 수익이 과세 대상이라는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4월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세계 최초로 가상통화를 실물통화처럼 지불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ICO 등 법률 개정 당시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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