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못 버틴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 공식 요청
입력 2017-09-13 09:59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올해 들어 실적도 적자전환하면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롯데면세점은 전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인천공항공사에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 사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현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인천공항공사와 협의를 시도하면서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전면 철수라는 최악의 경우를 피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일주일 내 협의 일정을 회신해줄 것도 인천공항공사에 요청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인천공항 면세점 제1기 사업을 시작해 현 3기까지 17년 동안 영업을 이어왔다. 3기 입찰 당시 매년 평균 30% 이상 증가하면 면세 사업 성장세에 맞춰 임대료를 측정했지만, 사드 여파로 매출 급감이 이어지고 특허 기간 단축과 시내면세점 증가 등 국내 면세 시장이 당시와 크게 다른 만큼 임대료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롯데면세점의 주장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 정책 변화로 사업성이 악화돼 더 이상 현 수준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중 가장 넓은 면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까지 8월까지 약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2000억원 이상, 5년의 계약기간 동안 최소 1조4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올 2분기 적자전환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점 조기 반납을 앞두고 한국공항공사와 변동 임대료 시행안에 합의했다"며 "롯데면세점이 요청한 영업료 조정안 내용도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대 35%까지의 영업료율로 책정한 금액을 납부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은 쇼핑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임대료 합의를 통해 앞으로도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며 상호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토부는 제주·청주·무안·양양국제공항의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고 납부 시기도 여객 실적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임대료 부담 등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제주국제공항 철수를 선언했던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과 영업 연장을 합의하면서 임차료 산정 방식을 고정 임대료에서 매출액에 따른 변동 임대료로 변경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로서는 국가계약법을 이유로 현재 임대료 인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비항공수익의 대부분을 면세사업자들이 내는 임대료로 채우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대표단과 공항공사 측이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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