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0번 시내버스에서 버스 기사가 아이만 하차시키고 아이 엄마는 태운 채 다음 정거장까지 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민들의 민원이 폭주해 서울특별시 버스 운송조합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됐다.
지난 11일 오후 6시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서울특별시버스운송조합 홈페이지에 중랑차고지행 240번 버스기사를 고발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고발 내용은 버스기사가 건대역 정류장에서 5살 남짓한 어린 여자아이만 하차시키고 뒤따라 내리려던 아이 엄마 A씨를 그대로 실은 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누리꾼들의 제보에 의하면 아이를 따라 내리지 못한 A씨는 "아이만 내리고 나는 내리지 못했다"라고 울부짖으며 문을 열어달라 부탁했지만 버스 기사는 아이 엄마의 부탁을 무시한 채 그대로 다음 정류장까지 운전했다.
A씨뿐만 아니라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도 기사에게 A씨를 어서 하차시켜주라고 요청했지만 기사는 버스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A씨는 그다음 정류장에서 허겁지겁 내려 아이를 찾으러 달려갔다. 누리꾼들은 "버스 기사는 하차하는 아이 엄마에게 큰소리로 욕을 퍼붓기도 했다"라고 제보하기도 했다.
다행히 A씨는 아이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근 시간 인구가 많은 건대역에서 조금만 늦었어도 아이를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 "버스 기사 유기죄다" "아이 잃어버렸으면 책임질 거냐"는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서울특별시 버스 운송조합 민원 홈페이지에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하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글을 접한 누리꾼들까지 신고에 가세하며 현재 서울특별시 버스 운송조합 민원 페이지 서버는 다운돼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
서울 240번 버스를 운영하고있는 K사는 "CCTV를 확인해보니 아이 엄마가 버스에서 아이를 뒤따라 내릴 시간이 충분해 보였다"며 "버스 기사가 고의로 아이만 내려놓고 출발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승객이 하차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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