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0년만에 결별한 하나·UBS…하나금투, 지분 100% 확보
입력 2017-09-08 16:03  | 수정 2017-09-08 17:23
하나금융투자가 하나UBS자산운용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지분 100%를 확보한다. 이에 따라 2007년 하나금융그룹과 스위스계 글로벌 금융그룹 UBS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세운 지 10년 만에 하나UBS자산운용은 온전히 하나금융그룹 품으로 넘어가게 됐다.
8일 UBS는 하나금융투자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추가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주주 간 계약상 10년 바이아웃 옵션 행사에 따른 것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투자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이와 별개로 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국내 금융사업 발전을 위해 긴밀한 협조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레네 부엘만 UBS 자산운용부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UBS자산운용이 아시아 지역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BS는 이번 지분 양도가 한국 내 증권과 투자은행(IB)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시장의 기회를 고려해 기존 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부엘만 대표 언급처럼 UBS자산운용은 한국에 별도 운용사 설립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나UBS자산운용은 2007년 7월 당시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자회사였던 대한투자신탁운용과 UBS의 합작사로 출범했다. 토종 자본과 외국 자본이 만난 합작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결과는 좋지 않았다. 출범 당시 운용자산 규모가 업계 상위권이었지만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게다가 그 사이 또 다른 합작 경쟁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나UBS자산운용의 총운용자산(AUM)은 23조9390억원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부진에 대해 업계는 지배구조 문제를 일찌감치 지적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우 국내 지주사가 경영권을 갖고 있지만, 하나UBS자산운용은 UBS가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 최고경영자(CEO) 인사권을 비롯한 회사 주요 결정사항을 사실상 UBS가 결정한 것이다. 국내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자사의 글로벌 상품 전략을 고수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거래로 하나금융그룹도 경쟁 은행들이 앞다퉈 비은행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업을 그룹 성장 엔진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
[송광섭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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