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과 강원도 강릉에서 10대들이 또래를 무차별적으로 때린 사건이 공분을 사는 가운데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와 지나친 신상털이로 애꿎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파급력이 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사건과 무관한 2차 피해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7일 SNS에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가해 학생 중 1명이 경찰 딸이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전날 오전부터 급속도로 퍼진 이 루머는 언론 보도로 불거진 경찰의 수사 축소 논란과 연관 지어져 겉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경찰이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루머 글이 삭제되고 있으나 이를 모르는 누리꾼들은 여전히 확대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소문이 돌아 가해자 신상정보를 한 번 더 확인했지만, 아버지가 경찰인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신상털기에서 파생된 2차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부산 폭행사건 가해 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가해자와 같은 학교'라는 이유만으로 행인에게 뺨을 맞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학교에는 매일 수백 통씩 항의전화가 걸려오거나 학생들이 택시 승차를 거부당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학교의 한 학부모는 궁여지책으로 일정 기간 학생들에게 사복을 입히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가해 여중생은 해당 학교에서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해 사건 당시 대안학교에 위탁이 이뤄진 상태였습니다.
강릉에서도 사건과 무관한 남성이 피해자 언니가 SNS에 올린 가해자들이 휴대전화 메신저로 주고받은 내용 속에 이름이 노출돼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에 의해 급속하게 퍼지자 피해자 언니는 결국 SNS에 "이 사건에 포함되지 않은, 전혀 관련 없는 한 남자아이가 저의 불찰로 인해 미처 가리지 못한 사진 속에서 이름이 거론돼 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글을 썼습니다.
그는 "지금 밝혀진 가해자 외 더 이상의 가해자는 없다"며 "저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를 직접 만나서 사과할 예정이며 더는 그 아이에 대한 욕설이나 비하하는 발언들을 삼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사진이 너무 많이 퍼져있어 SNS에 글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었다"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무분별한 신상털기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진정이 접수되면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어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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