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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쳤던 LG에게 지난 경기가 남긴 의미와 숙제
입력 2017-09-06 12:07 
LG 트윈스가 지난 5일 최악의 위기를 벗어나는 의미 있는 승리를 따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그 어떤 팀들보다 탄력이 필요한 LG 트윈스. 지난 경기 끝내기 승이 긍정적으로 작용될 수 있을까.
LG에게 지난주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지난 한 주 팀은 소위 말해 바닥을 쳤다. 주말 두 경기에서는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으며 순위는 7위까지 하락했다. 가을야구에서 점점 멀어지고 말았다.
이번 주는 두려운 시간이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일정은 최악에 가까웠다. 리그 선두 KIA, 이어 5위 경쟁팀 넥센, 주말에는 리그 2위 두산을 상대하게 됐다. 차주를 시작하는 2연전도 롯데. 이동거리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강팀과의 줄줄이 매치업은 부담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칫 금주를 기점으로 가을야구 동력이 완전히 끊어질 수도 있는 위기론이 팽배해졌다.
5일 경기를 앞두고는 설상가상으로 주축 외야수 이천웅의 부상 3주 이탈이라는 비보도 전해졌다. 오지환의 복귀가 임박했다고 덧붙여졌지만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는 LG에서 그나마 클러치 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이천웅의 부재는 악재라 꼽을 만했다. 영건 선발투수 김대현의 복귀도 이르게 되지는 못할 전망. 애써 더 미소 짓고 있었지만 양상문 LG 감독의 복잡한 심경이 전부 숨겨지지는 못했다.
최악의 상황 속 LG는 5일 KIA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고비의 시작을 비교적 잘 끊은 것인데 다만 냉정하게 경기력이 뛰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실점을 최소화했고 양석환의 시원한 솔로포가 나왔지만 갈증해갈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그마저도 이후 양석환은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LG 타선 전체적으로는 상대투수 팻딘에 별다른 기회도 잡지 못했다. 산발적인 안타가 나왔으나 득점까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지난 주말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8회말이었다. 오랜만에 콜업 됐지만 앞서 타석서 번번이 삼진만 당하던 문선재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그러자 KIA 마운드가 바빠졌고 혼란을 틈타 LG 타선이 득점을 내는 인내를 선보였다. 안익훈과 박용택의 연속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찬스. 이어 정성훈이 해결사가 됐다. 실로 며칠 만에 나온 시원한 적시타. 그 때부터 승기는 LG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끝내 연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LG가 잠시 멀어졌던 가을야구 희망을 다시 품을 수 있을 승리를 만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문선재는 2군에서도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외인타자가 없는 LG는 정성훈이 4번 역할을 맡아야 한다. 투혼을 발휘 중인 박용택 역시 중심타선에서 버텨야하는 상황. 끝내기 안타를 친 김재율도 그간 성적이 좋지만은 않았다. 면면을 따지고 보면 굉장히 힘겨운 행보인데 그 가운데서 기적적인 승리가 나온 것이다.
LG는 지난 시즌부터 분위기와 기세에 민감한 팀으로 꼽혔다. 전력만 봤을 때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전날(5일) 경기 1위팀을 상대로 보여준 나름의 집중력은 고무적인 부분. 한 경기에 그치지 않고 탄력을 받는 것이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김재율은 전날 경기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후 오늘 경기 전에 타자들이 모여서 잘해보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에서도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있었을 터. LG가 가을야구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했는지가 절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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