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조현준·조현상 사업분리 속도내는 효성
입력 2017-09-05 18:02  | 수정 2017-09-06 06:09
효성이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인정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효성은 하나의 사업체 내에서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등 여러 사업을 아우르고 있었으나 지주사 전환을 통해 각 사의 독립 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경영 일선으로 본격적으로 나온 조현준 효성 회장 등 3세로의 지분 승계와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조치이기도 하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분할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긴 하지만 사업이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여전히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효성을 투자회사 2개와 사업회사 7개(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금융 및 기타)로 분할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지주사 역할을 할 투자회사는 조 회장이 주력하는 사업 지분을, 다른 투자회사엔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효성 사장이 운영할 사업의 지분을 배정하는 것이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급하게 계열 분리를 추진하기보다는 당분간 하나의 지주사 체제 아래에서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후에도 3세들은 지주사 지분율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은 10.15%다. 대주주는 조현준 회장으로 14.2%를 보유하고 있고, 조현상 사장 지분율은 12.21%다. 한편 효성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알려지자 지난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효성 주가는 16만1000원으로 전날 대비 4.55% 급등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업 부문별로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각각의 사업 부문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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