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러시아 빼고 세상에서 가장 싼 한국 주식
입력 2017-09-05 17:34 
코스피가 역대 최대 규모의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올해 들어 평균 주가가 20% 넘게 올라 북한 리스크는 차익실현의 강한 빌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부터 시작된 조정의 강도는 그다지 세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기업들 실적이나 자산가치 등 기초체력이 그만큼 단단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3.03포인트(0.13%) 하락한 2326.62로 거래를 마감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4일에는 1.19% 하락했다. 이번 핵실험 위력이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때보다 최소 5배 이상 커졌고 북한 위협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20.2%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형 악재가 터졌음에도 코스피가 큰 충격을 받지 않는 건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이익과 자산가치가 돌발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매일경제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함께 글로벌 주요 선진국·신흥국 20개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등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는 9.3배, PBR는 1.0배로 둘 다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다. PER는 실적 대비 주가 수준, PBR는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낸다. 분자와 분모를 바꿔 얘기하면 주가 대비 기업 실적이나 순자산은 한국이 20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는 얘기다. 20개국의 평균 PER는 14.3배, 평균 PBR는 1.7배다. 올해 기업 순이익은 연간 14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늘어난 순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쌓이면서 자본총계(순자산)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코스피가 20%나 올랐지만 PBR가 여전히 1배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1.6%로 인도(1.5%) 다음으로 낮다. 20개국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3.2%로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다만 기관투자가의 의결권행사 지침(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향후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적 약점인 저배당 문제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 굳건한 펀더멘털과 함께 배당 확대 기대감이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선방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디까지 밀릴 것이냐를 따져본다면 순자산 기준 PBR 1배인 2250이 굳건한 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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