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드 보복 넘어 제3국서 수출 길 여는 中企
입력 2017-09-05 14:30 
시험인증 협력에 합의한 변종립 KTR 원장(오른쪽)과 브라질 인증기관 인메트로 까를로스 원장

#1.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A사는 콜롬비아 시장 진출을 위한 에너지효율 인증 취득을 고민하고 있었다. 현지 인증기관을 거치면 보통 4개월 정도가 소요되지만 오는 9월 발효되는 콜롬비아 에너지효율 규제로 인해 수출 길이 막히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A사는 지난달 국내 대표 국제 공인 시험인증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를 만나 한달 만에 필요한 에너지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KTR이 최근들어 국내 최초로 콜롬비아서 시험성적서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인증기관으로 보내는 샘플 운송비 등 부대비용도 절감할 수있었다.
#2.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던 중소기업 B사도 최근 11만 달러 규모의 초도 수출에 성공했다. KTR을 통해 샘플 운송비와 시험인증을 현지관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사소통 문제와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었다. 인증 취득 기간은 최대 절반 가량 단축했고 시험비용도 기존 글로벌 기관의 70% 수준으로 절감했다. KTR이 베트남 인증기관과 맺은 시험성적서 상호인정 협약으로 베트남 강제인증(CR마크) 취득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을 넘어 제3국서 판로를 개척하려는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원장 변종립)이 든든한 디딤돌로 떠오르고 있다. KTR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국내 시험인증기관 중 최다 규모인 전 세계 30여개국 130여개 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인증과 기술규제 장벽 극복을 돕고 있다.
최근 KTR은 중남미 지역 인증기관 NYCE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인증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시험성적서를 그대로 현지에서도 인정받게 됐다. 이에 따라 냉장고 등 8개 분야 가전제품 제조업체는 KTR을 거쳐 콜롬비아 에너지효율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협약 내용에는 콜롬비아 조명안전기준 규정, 전기설치장비 안전 기술규정 등도 포함돼 조명기기와 전기설비 등의 분야도 지원을 받게 됐다.
KTR은 콜롬비아를 넘어 브라질, 멕시코, 에콰도르 등 남미 신시장 개척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TR이 산업부와 함께 브라질 정부 인증기관인 INMETRO 내에 설치한 KTR 중남미 지사는 최근 국내 최초로 브라질 내 제품시험과 공장심사 권한을 획득해 국내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LED(발광다이오드) 관련 강제인증 법령을 실시하며 에너지효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ED 중소기업 C사는 KTR을 통해 올 초 인증비용 35%와 인증 취득기간 2개월 단축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브라질 수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KTR에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정부 인증기관 QUACERT에 베트남지사를 설립한 KTR의 노력으로 국내 중소기업은 베트남에 샘플을 보내지 않고도 베트남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작년 3월에는 베트남 내 최초의 휴대용 이차전지 성능시험소를 설치해 현지 기술규제를 돌파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도 4개 지사를 설치해 시험, 현지인증, 유일대리인, 통관 등 전 과정에 걸쳐 지원 시스템을 마련했다. 변종립 KTR 원장은 "KTR은 신정부의 제3국 수출확대 기조에 발맞춰 다양한 수출 지원사업을 모색 중"이라며 "사드 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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