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XX이냐" 한국당 보이콧 속 '반쪽'회의…추미애 대표의 대북 대화 강조에 '반발'
입력 2017-09-04 15:37  | 수정 2017-09-11 16:05
"XX이냐" 한국당 보이콧 속 '반쪽'회의…추미애 대표의 대북 대화 강조에 '반발'


국회가 4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본회의를 개최했지만,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으로 회의는 '반쪽'으로 진행됐습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자 바른정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퇴장하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우선 한국당 의원들은 MBC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반발을 이어가며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시도 규탄', '공영방송 장악음모 즉각 중단하라', '대북구걸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피켓시위 장면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려고 해 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북한이 쳐들어올 판에 안보정당이 무엇하는 것이냐"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배신자는 조용히 하라", "어디에서 보수를 입에 올리고 XX이냐"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서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습니다.

추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역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추 대표가 대북정책 부분을 설명하면서 대북 대화 기조를 강조하자 바른정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실제로 추 대표의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12차례 언급됐지만, '규탄'이라는 단어는 한 차례만 포함됐습니다.

이에 바른정당 의석에서는 연설 도중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추 대표가 "우리의 미래 세대와 북한의 '장마당 세대'가 중심이 될 한반도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북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북한이 바로 어제 핵실험을 했는데 무슨 소리냐"며 항의했습니다.

추 대표가 "대화의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연설한 후에도 하 의원은 "대통령이 응징을 하자는데 여당 대표가 뭐하는 짓이냐"라고 소리쳤습니다.

이후 추 대표도 한층 목소리를 높여 "평화 이외에는 선택할 방법이 없다"고 역설했으나, 바른정당 의석에서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 면전에서 저런 얘기를 한다", "여당이 지금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되나"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바른정당을 향해 "그만해라", "예의를 갖춰라"라고 소리치며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바른정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단체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일시 퇴장한 의원들은 이후 정세균 국회의장이 북한 6차 핵실험 규탄결의안을 상정하자 다시 회의장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결의안 상정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정 의장이 제안하고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의 동의로 상정된 것이지만, 바른정당에서는 문구가 너무 약하다면서 '맹탕 결의안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 최종 합의까지 시간이 지연됐습니다.


여기에 바른정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제안설명을 읽기 시작했지만, 최종 합의한 결의안이 아닌 합의 이전의 결의안을 읽으면서 잠시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정 의장은 "어제 북한 핵실험이 있었고, 또 휴일이었기 때문에 결의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섭단체 간 조율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심이 쏠렸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보수야당의 반대와 국민의당의 연기 요청으로 이날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우 원내대표 등은 본회의장 안에서 다른 당 지도부를 만나 협상을 이어가느라 분주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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