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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이룬 레일리, 2년 만에 10승 찍고 출산 휴가
입력 2017-09-04 06:08 
3일 사직 한화전에서 역투 중인 롯데 브룩스 레일리. 레일리는 이날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지난 2015년 이후 2년 만에 거둔 두자릿수 승리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보다 기분 좋은 출산 휴가는 없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좌완 브룩스 레일리(29)가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고 미국으로 4일 돌아간다. 아내가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출산 휴가를 받은 것이다. 출국 전 3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등판한 레일리는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올 해 10번째 승리였다. 태어날 아이에게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돌아가게 됐다.
이날 레일리는 한화를 상대로 6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9개. 출발은 다소 아쉬웠다. 1회초 선두 타자 오선진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은 뒤 김원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최진행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2아웃까지 만든 레일리는 윌린 로사리오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롯데 타선은 1회말 대거 3점을 내며 3-2로 역전했다. 레일리도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한화 타선을 막았다. 물론 위기가 없진 않았다. 1점차 살얼음판 같은 리드가 계속되던 3회초 첫 타자 오선진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원석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다. 최진행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로사리오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레일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 정현석을 2루수 앞 땅볼로 막으면서 한숨 돌렸다. 이어 팀타선이 추가점을 내며 기분 좋은 10승째를 거뒀다. 이날까지 26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 중이다. 롯데 선발 투수 중 12승을 기록 중인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레일리와 재계약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 KBO리그 데뷔 첫 해인 2015년 레일리는 11승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하며 조쉬 린드블럼(30)과 함께 가장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로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시선이 많아졌다. 잘 던지다가 수비 실수에 스스로 무너지는 장면이 많았다. 올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였다. 3~4월 6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12로 역시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5월과 6월은 최악이었다. 5월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6.75, 6월 4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6.23이었다.
특히 6월7일 마산 NC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고 6실점하면서 2군에 내려갔다. 2군에서 돌아온 6월18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4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레일리를 교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6월24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거둔 게 터닝포인트였다. 이후 레일리는 3일 한화전까지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있다. 후반기만 놓고 봤을 때 9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64다. 후반기 롯데가 미친 듯한 상승세로 4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힘에는 레일리의 호투가 큰 작용을 했다. 레일리가 달라진 이유로는 우타자 상대로 고전하다가 체인지업의 제구가 잡히면서 전반적인 피칭이 안정화됐다는 게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4일 미국으로 출국한 레일리는 9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레일리는 입국 다음날인 10일 수원 kt전 등판을 자원했지만, 9월 셋째주에 등판할 전망이다. 확 달라진 레일리가 출산 휴가 이후에도 호투행진을 이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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