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먹고 말하기도 힘들어”…조기 발견 중요한 두경부암
입력 2017-09-01 19:36  | 수정 2017-09-01 19:36
-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 80%↑
- 발병 부위 따라 치료 방법 잘 살펴야

최근 한 유명 배우의 비인두암 투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부쩍 높아졌다. 비인두암은 ‘두경부암의 일종이다. 두경부암은 후두암, 구강암, 부비동암 등 뇌와 눈을 제외한 뇌 아래와 쇄골 윗부분 사이에서 발생하는 암을 일컫는다.

두경부는 먹고, 말하고, 호흡에 필요한 중요 조직이 몰려 있는 부위다. 특히 뇌로 향하는 혈관과 신경이 많아 수술이 잘못되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유독 공포스러운 암으로 여겨진다. 연간 4400명 정도 발병하는 비교적 드문 암으로 치료가 매우 어렵지만 조기 발견해 치료한다면 완치율이 80%가 넘는다.



◆흡연‧음주 삼가고 초기 증상 잘 살펴야
두경부암의 증상으로는 심한 입냄새, 급격한 체중감소, 쉰 목소리, 낫지 않는 궤양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치료를 받아도 구내염이 잘 낫지 않는다면 구강암을, 오래 동안 쉰 목소리가 이유 없이 계속될 경우 후두암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뚜렷한 원인 없이 목의 임파선이 커지는 증상도 두경부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구강암, 후두암, 설암 등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론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 두경부는 담배연기 등 외부의 발암물질이 고농도로 노출되는 부위이므로 암 발생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 보다는 환경적 요인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다. 흡연은 두경부암의 주된 발병요인으로 흡연의 양과 기간에 따라 발병률이 높아진다. 특히 흡연에 음주까지 동반하는 경우 암 발생에 상승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흡연 경험이 없는 젊은 환자에서도 편도암 등의 두경부암 발생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고 성접촉을 통해 편도에 노출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진단만 하면 8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다. 그러나 진행이 상당히 이뤄졌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하면 완치가 힘들다. 두경부암 환자의 약 66%는 진행 단계에서 뒤늦게 암을 발견해 조기 치료를 놓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치료방법 잘 따져야
두경부암을 예방하려면 당장 금연하고 음주를 삼가야 한다. 지나치게 뜨겁고 매운 음식 섭취도 줄인다. 채소·과일·곡물을 많이 먹어 비타민A와 비타민E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40대 이상 흡연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비인두암을 포함한 두경부암 전체에 대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두경부암은 발병 부위에 따라 성질이 다르고 치료방법도 차이가 있다.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을 잘 선택해 치료해야 하는데,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드물어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이다. 치료 후에도 미용적으로 후유증이 크고, 말하고 호흡하고 음식을 삼키는 기능에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흔하다.

두경부암을 발견하면 이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는데, 진행된 두경부암의 경우 최대한 조직 손상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고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한다. 암을 도려낸 후에는 재건 수술이 필요하다. 후두암으로 후두를 모두 도려내면 목소리가 안 나오므로 인공성대를 삽입해야 하고, 하인두암으로 인두를 제거했다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모양을 만든 뒤 이식하는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

◆두경부암 치료,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일본에서는 근치적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한 방법이 쓰이고 있다. 바로 ‘중입자선 치료다. 중입자선 치료란 방사선 암 치료 방법의 일종으로 입자가속기 내에서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의 80% 이상 가속하여 X선의 12배, 양성자선의 3.2배 정도 강도로 환자의 암세포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꿈의 치료기술이라 불리는 것은 수술과 통증 없이 가볍게 치료할 수 있으며 정상 세포의 손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 기간도 짧고 치료성적도 좋다.



사진 :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는 지난 1994년부터 중입자선 암 치료를 시작했다.

이러한 중입자선 치료를 선도하는 곳은 바로 일본이다. 이미 1994년 일본 방사선종합의학연구소(이하 NIRS)이 설립돼, 2015년까지 약 9,051명이 NIRS에서 치료를 받았다. NIRS에서 발표한 두경부암의 항종양효과를 살펴보면 5년 국소제어율이 80%에 육박한다. 국내암환자도 2012년부터 ‘중입자선 치료의 길은 열렸다. 중입자치료지원센터코리아는 그동안 일본 NIRS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환자가 일본의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前 NIRS 센터장 츠지이 히로히코 박사는 중입자선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종양만을 제거해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며 중입자선 치료는 몸의 부담이 적고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치료”라 강조했다.

한전진 매경헬스 기자 [ ist1076@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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