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워피플] "해외 시장 개척만이 살길이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
입력 2017-09-01 17:07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아프면 사람들은 병원을 찾아간다. 병원에서는 진료 후 처방전 한 장을 출력해주는데 처방전에 '클란자CR정', '칼로민정' 등 알 수 없는 약의 이름들이 나열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처방의약품을 개발하는 곳이 바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장이 꿈이었던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의 첫 사회생활은 평범한 월급쟁이였다. 10년 가까이 스위스 제약회사에서 영업하던 강 회장은 부장 승진을 앞두고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의약품 수입 도매상을 차렸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결국의 남의 물건을 팔아주고 있다는 회의감이 들자 강 회장은 주변의 반대 속에서도 1987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설립했다.

영업사원 출신이었던 강 회장은 판매 분야에서만큼은 자신이 있었지만 약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다. 특히 막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은 국내 대기업도 성공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는 특허권이 만료된 의약품, 제네릭(복제약) 제조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독점하고 있는 제약 시장에서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신생 회사 제품을 팔기란 쉽지 않았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었지만 그 성능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강 회장은 그런 인식을 깨고자 해외에 직접 지사를 설립하면서 현지 사장을 파악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결국, 베트남, 미국, 필리핀 등 하나씩 수출 물꼬를 터 가며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강 회장의 판단은 1997년 외환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외환위기를 맞은 많은 제약 회사들은 유능한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강 회장은 그 연구원들을 회사로 영입해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이러한 투자가 쌓이면서 전체 매출액에 수출이 25%를 차지했고, 소염진통제 개량 신약을 개발해내면서 그 약으로만 한 해 50억 원의 판매량을 올렸다.

최근 강 회장은 미국 가이드라인에 따른 개량 신약 공장을 완공했으며, 앞으로 항암제를 생산할 공장도 세울 예정이다. 더 나아가 미국 유통 회사 및 등록업자와 함께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제약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지만 단단한 기업을 일군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의 성공 신화는 신간 '1조 원의 사나이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조 원의 사나이들>
저 자 : 정창원 MBN 경제부장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권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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