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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란] 벼랑 끝에 몰린 신태용 감독 “우즈벡 원정, 이기러 가겠다”
입력 2017-09-01 00:16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만 생각해야 하는 신태용 감독.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한국은 31일 이란에게 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6일 후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이겨야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이번에는 홈 이점조차 없다.
한국은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획득했다. 그리고 A조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중국의 특급 도움을 받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한국은 소극적이었다. 이란의 카운트어택을 의식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렇기 위해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제 실점 시 매우 힘겨워지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공격을 자제한 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이란에 먹혀들었다”라고 평했다.
한국은 전반 18분 장현수(FC 도쿄)의 헤더 슈팅 외 이란의 수비를 위협하지 못했다. 후반 7분 사에드 에자톨라히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의 이점에도 한국의 창은 전혀 예리하지 않았다. 김신욱(전북 현대), 김주영(허베이 화샤 싱푸), 이동국(전북 현대)을 차례로 투입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이란 골문 안으로 향한 슈팅은 1개도 없었다. 이란을 상대로 가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서 기록한 유효슈팅은 0개다.
신 감독은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어지럼증을 호소한 김민재(전북 현대)를 보호 차원에서 교체한 것을 빼고는 당연히 골을 넣기 위함이었다. 김신욱 투입 뒤 세컨드 볼을 따내는데 집중하려 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동국의 기용(후반 44분)이 너무 늦지 않았냐는 질문에 신 감독도 동의를 했다. 그는 이동국이 풀타임을 뛰었다면 골을 넣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운도 따라줘야 한다. 수적 우위에도 패했던 적도 있다. 조심스러웠다. 물론, 이동국을 투입한 것은 그의 결정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까지 잘 뛰어준 선수들이 직접 골을 넣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나 역시 이동국의 투입시기가 늦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신 감독은 현실적인 제약에 대해 토로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으며, 실질적으로 공격 조직력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에 패할 경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위로 탈락할 수도 있다. 사진(상암)=옥영화 기자

대표팀은 21일 소집했다. 이동국, 이근호(강원 FC), 염기훈(수원 삼성) 등 K리거도 있었다. 신 감독은 이에 대해 공격진은 조직력보다 개인 능력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디종 FCO) 등을 준비했다. 실질적으로 하루 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손발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따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잔디도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이란도 같은 환경이었으나 힘의 차이가 있다. 우리 선수들은 가벼워 중심이 무너지면서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 그라운드 상태가 더 좋은 곳이라면, 분명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딸 확률이 남아있다. 이란이 시리아를 잡아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스스로 힘으로 쟁취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전 무승부도 위험하다.
신 감독은 경기 직후 경우의 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이란전을 이겨 (월드컵 본선 진출을)마무리 짓고 싶었다. 운이 안 따랐다. 마음가짐은 같다. 무승부를 해도 2위가 가능하나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꼭 이기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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