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인가제 시행 전에 문 열자" 가상화폐거래소 `우후죽순`
입력 2017-08-31 17:56  | 수정 2017-08-31 19:28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할 준비에 들어가자 서둘러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가제 시행 전에 미리 가상화폐거래소부터 만들고 보자는 분위기 때문이다. 8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30여 개 가상화폐 거래소가 영업 중인데 추가로 20여 개 업체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가상계좌 발급 서비스를 요청한 업체가 신한은행에만 14곳"이라며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곳부터 영세한 스타트업까지 앞다퉈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개 업체가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메이저급 가상화폐 거래소 외에도 가상화폐 거래대금이 코스닥시장을 넘어설 정도로 가상화폐 거래가 폭주하자 후발 주자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블록체인 관련 업체 코인플러그는 1일 가상화폐 거래소 'CPDAX'를 개설한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했는데 소비자보호와 보안에 중점을 두고 거래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도 가상화폐 거래소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간편한 거래를 무기로 시장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자 시장을 과점 중인 빗썸, 코인원, 코빗은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빗썸은 9월 초 콜센터 상담 인력을 150명에서 2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8월 16일 서울 역삼동 강남역 인근에 오프라인 상담창구를 열었다. 김진형 코인원 매니저는 "신규 업체가 들어와 경쟁자가 많아지면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도 있겠지만 거래소 운영에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고 신경 쓸 게 많다"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방준호 코빗 부사장은 "미흡한 보호 장치 때문에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거나 내부에서 횡령과 같은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면 투자자는 가상화폐나 투자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