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두번 결항 37시간 연착…승객들 손해배상소송 제기

기체결함 등을 이유로 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기를 두 번 연속 결항해 승객들에게 37시간의 연착 손해를 끼친 이스타항공에 대해 집단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법무법인 예율은 승객 113명을 대리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승객들은 지난 22일 이스타항공 ZE942편을 이용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부산으로 올 예정이었지만 ZE942편이 갑자기 결항하고 다음 날 준비된 대체편 마저 엔진결함으로 결항하면서 37시간의 연착 피해를 보았습니다.

승객들은 이 때문에 결근·결석하거나 취업면접, 운전면허 시험을 응시하지 못했고 중요한 회의가 취소되는 등 경제적 피해가 났습니다.

또 항공사로부터 결항 사유와 향후 일정에 대한 적절한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항에 장시간 대기하면서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손해를 입었습니다.

승객들은 1인당 150만원의 손해배상액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스타항공 측은 하루 10만원씩, 이틀치인 20만원을 보상금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사들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예기치 못한 고장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인한 지연 결항에는 항공사의 책임이 제한된다고 항변합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예율 측은 "여객의 손해를 피하려고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처를 했다는 것을 항공사가 입증하지 못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불량 정비·점검으로 인해 기체결함이 생겼다면 항공사 책임은 가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법인 측은 소송 과정에서 항공사의 항공기 정비·점검, 운항 일정관리상에 과실이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