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줄기세포로 난치병 '파킨슨병' 극복?…日원숭이에 실험 성공
입력 2017-08-31 09:34  | 수정 2017-09-07 10:05
줄기세포로 난치병 '파킨슨병' 극복?…日원숭이에 실험 성공


줄기세포를 이용해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극복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일본 연구진이 인간 줄기세포로 파킨슨병에 걸린 원숭이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실험에 성공함에 따라 인간 대상 임상시험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카하시 준(高橋純) 일본 교토대 교수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역분화줄기세포)를 원숭이에 이식해 손발 떨림, 근육 경직 등 파킨슨병 증상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31일자로 발표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이미 운명이 결정된 체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려 놓은 것으로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파킨슨병은 운동능력을 조절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걸립니다. 아직 근본적 치료제는 없습니다. 연구진은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다시 만드는 치료법에 도전했습니다.

사람의 체세포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고, 신경세포의 전 단계인 전구세포 상태로 원숭이의 뇌에 이식했습니다. 원숭이는 'MTMP'라는 독성물질 때문에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해 파킨슨병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원숭이들의 파킨슨병 증상이 점차 개선됐습니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단층촬영(PET)을 통해 원숭이 뇌에 이식된 신경전구세포가 신경세포로 제대로 분화됨을 확인했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전구세포가 뇌 속에 신경세포로 자리 잡은 후 도파민을 분비해 파킨슨병 증상이 완화된 것입니다. 2년 동안 종양 등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는 환자의 체세포를 직접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3명의 파킨슨병 환자와 4명의 정상인 체세포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해 원숭이에게 이식했고, 두 경우 모두 치료 효과를 봤습니다. 증상의 정도를 점수로 매겼을 때 처음 10.4점이었으나 12개월 뒤엔 정상인의 줄기세포를 이식한 경우 53.6점, 파킨슨병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땐 41.7점으로 모두 개선됐습니다.

김장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도파민 신경세포 자체를 만들어 주는 근본적 치료법으로 일반적으로 5∼1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임상시험 이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엔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 '레보도파(L-dopa)' 등이 있을 뿐 근본적 치료법은 없습니다. 그나마 장기 복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목이나 손발이 뒤틀리듯 움직이는 '이상 운동증' 등의 부작용이 생기거나, 약효가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한편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안정떨림, 경직, 운동완만(운동느림) 및 자세 불안정성입니다.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60세 이상 인구에서 약 1% 정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파킨슨병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파킨슨병은 도시 거주자보다 농촌 거주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농약이나 오염된 우물물에 노출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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