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틈새공략 `불도저 오너` 유진證 성공 드라마 썼다
입력 2017-08-30 17:34  | 수정 2017-08-30 19:48
유창수 부회장
유진투자증권은 2007년 유진그룹에 편입된 후 다음해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휘청거렸다. 하지만 유창수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15년부터는 매년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유진투자증권이 유진그룹 내 효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3668억원, 영업이익은 4.6% 증가한 341억원을 기록했다. 유 부회장이 추진한 투자 대상 다양화와 신사업 개척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유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외 채권과 부동산, 실물자산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고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신기술 사업 금융업으로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의 경영철학은 3년간 단 한 건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기업공개(IPO)팀을 뚝심으로 지원했던 사례에서 읽을 수 있다.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영업 여건이 녹록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IPO팀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유진투자증권 IPO팀은 2013년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엑세스바이오 상장을 시작으로 2014년 FNC엔터테인먼트, 2016년 에스티팜, 오가닉코스메틱 등 우량 기업과 국외 기업을 연이어 상장시켰다. 지난해 4월에는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때 '아픈 손가락'이었던 IPO 부문은 이제 유진투자증권의 핵심 사업으로 탈바꿈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월 말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주식발행시장(ECM) 리그테이블에서 전체 주간금액 1501억원으로 12위에 오르면서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외국계 증권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7위, 11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진투자증권의 주간 실적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실적의 비결은 유진투자증권이 대형 딜보다는 중소형 딜을 중심으로 계약 체결 건수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유진투자증권의 ECM 주간 건수는 7건으로, NH투자증권(15건)과 한국투자증권(12건)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유 부회장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국외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금융사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통한 국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늘리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해외 사업의 특성상 고비용 구조인 직접 진출보다는 아시아권 주요 증권사와 제휴를 통한 거점 마련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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