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한 주민들 휴대전화로 보는 동영상이 놀랍게도…
입력 2017-08-30 16:24  | 수정 2017-09-06 16:38



북한 인구 중 377만 명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인구 7명 중 1명꼴이다. 그러나 데이터 전송과 인터넷이 금지돼 있어 주로 사진촬영을 비롯한 오락용으로 사용한다고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0일 발간한 북한경제 리뷰 8월호에서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주민의 여가생활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조 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주민들의 여가생활 행태 변화를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북한에 시장화가 이뤄지면서 부를 축적한 계층이 형성됐다. 상류계층의 경제적 능력 확대는 다양한 소비활동과 여가생활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북한은 휴대전화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2008년 1694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377만3420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전체 인구의 15% 가량 차지한다.

다만 휴대전화를 통한 데이터 전송과 인터넷이 금지돼 있어 주민들은 주로 사진과 동영상 촬영, 음악듣기, 게임 등 여가활동 수단으로 휴대전화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국이 정보검열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동영상 등 남한 문화를 즐기기 쉽지 않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서 한국 드라마 등을 볼 때 사용하는 저장장치의 변화도 크다. VCR과 CD는 부피가 크고 북한당국의 영상물 시청 단속 시 적발되기 쉬워 요즘은 잘 쓰지 않으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USB를 주로 사용하고, 최근엔 마이크로 SD칩까지 사용한다고 한다.
북한 내 휴대전화 보급은 컴퓨터와 같은 기존 영상기기 기능에 이동성이라는 기능을 더했다. 마이크로SD칩을 사용해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한국 드라마를 포함한 외부 영상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전자기기 확산은 태양광 충전기 때문에 가능했다. 북한은 전력난으로 인해 가정용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집집마다 '태양빛판'을 설치하여 가전기기를 구동시키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013년부터 북한당국은 휴대전화에 트레이스뷰어(Trace Viewer)라는 검색 내역을 수집하고 주기적으로 스크린 샷을 찍는 프로그램을 탑재해 삭제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북한당국은 사용자들이 SD카드를 제거한 이후에도 휴대전화로 무엇을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조 연구위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시와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 정비와 문화시설 확충 정책이 전개되고, 서비스업 부문에 개인투자 확대로 다양한 문화·위락 시설이 운영됐다"며 "이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계층의 여가생활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일정 정도 흡수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중 접경지역을 통해 유입된 휴대전화, USB 등 저장매체, 노트텔과 액정TV, 태양광충전기가 외부 사회 문화생산물과 결합하고 있다" 며 "이는 물리적으로 외부로부터 차단된 듯 보이는 북한주민들이?경계를 넘어서서 외부와 타인의 경험을 접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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