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송철호 변호사는 30일 "국보는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며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를 보존하기 위해 정부는 울산지역 식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만 이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이날 울산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는 반구대암각화 보전 때문에 식수난을 겪고 있는 울산에 운문댐, 영천댐, 임하댐, 밀양댐 물을 조속히 공급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반구대암각화가 수십년째 침수를 반복해 훼손이 가속화되자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울산시는 문화재청 요구를 수용해 2014년 8월부터 반구대암각화 하류에 있는 사연댐 수위를 낮춰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울산에 극심한 가뭄이 닥쳐 식수댐인 사연댐이 바닥나면서 문화재청의 사연댐 수위 조절 보존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울산시는 수위 조절 방안 대신 반구대암각화 앞에 생태제방을 쌓아 침수를 막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지금까지 3차례 부결됐다.
송 변호사는 "반구대암각화 앞에 생태제방을 쌓아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 국제적인 문화재 관리 기준에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반구대암각화 보전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인 울산의 물 문제부터 해결한 뒤 보존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이날 제안한 울산지역 식수 확보를 위해 시민 서명과 청원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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