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난 3월 당시 보여진 김인식(70)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걱정이 한가득했다. 책임감, 사명감, 그리고 국민들의 기대감까지. 녹록치 않은 현실을 잘 알기에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의 얼굴에도 적지 않은 부담감이 담겨져 있었다.
약 반 년이 지난 최근 김 감독을 감독이 아닌 KBO 총재특보로, 유니폼 아닌 사복차림의 한국야구 대표원로로서 다시 만났다. 이전보다 표정은 한결 편해져 보였지만 각종 중요한 현안 이야기가 나올 때는 사뭇 진지하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뀌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훈장보다 더 높은 훈장인 ‘국민감독 타이틀을 갖고 있는 김 전 감독에게 책임감이란 그런 것이었다.
▲요즘 프로야구, 기본이 밑바탕 돼야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대답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꾸준히 또 세심하게 최근 프로야구를 관찰하는 듯했다. 치열하더라”, 최근 뜨거운 순위싸움에 대한 김 전 감독의 평이다. 그는 이어 올해도 역시 (괜찮은) 투수가 많이 없다. 홈런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타자들이 잘 치는 부분도 있지만..투수들이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고 최근 나날이 높아지는 타고투저 비율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김 전 감독은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이 괜찮다고들 하는데...그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들 모두 더 발전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랜 세월 이를 경험한 김 전 감독 눈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은 최근 영건투수진들이다. 반짝, 잠깐 활약이 아닌 프로야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돼줘야 한다는 기대치가 달라서일까.
김 전 감독은 마운드 외에 수비 같은 야구의 기본적 요소가 부족한 장면이 자주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에서 문제되는 팀들이 너무 많다. 그런 팀들(수비가 약한 팀)은 결국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한다. 최근 저 것이 도대체 무슨 장면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수비 장면들이 간혹 보이더라. 일부 선수들은 잡아서 던지는 이런 기본적인 부분조차 예전에 비해서 많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한 뒤 기본적인 수비훈련을 등한시해서 나온 결과다. 아마추어 때는 당연하고 프로에서도 캐치볼 훈련 등을 너무 간단히 하는 경향들이 있다. 남들 하는 정도의 수준에서만 딱 끝내는 것 같다”고 줄어드는 기본훈련 양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김 전 감독은 (캐치볼 등) 기본적 훈련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훈련해야만 실력이 유지되고 좋아진다”며 요즘 외야 쪽으로 안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가 홈을 밟는 게 어느새 당연해져버렸다. 그렇지 않다. 선수들 송구하는 어깨 영향이 크다. 캐치볼 등 훈련을 충실히 해서 결정적 송구로 아웃시키는 이런 장면들이 나와 줘야한다”고 사례를 들었다. 김 전 감독은 최근 KIA 외인 중견수 버나디나의 이따금씩 나오는 보살을 주목하며 국내선수들도 기본적 훈련을 통한 어깨강화, 궁극적으로 수비력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금 목소리 높였다.
프로야구를 향한 김 전 감독의 이유 있는 쓴소리는 결국 한국야구의 발전이 달려있는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부터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프로야구가 인기는 굉장히 많아졌지만 실력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막 그렇게 대단해졌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야구는 물론 대만도 투수진은 우리보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선수들도 생각을 잘 해야 한다. 정말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기다”고 다시금 말했다.
김 전 감독은 kt가 아직 전력이 좋지 않아 약팀으로 구분되지만 1군리그에 들어온 지 벌서 3년째다. 이러한 흐름이 1~2년 더 반복되면 전체 프로야구에도 영향이 반드시 온다. kt도 1~2년 안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사례를 들며 앞서 말했지만 기본을 잊지 않은 훈련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또한 최근 현대야구 흐름이 주목받는 것 알고 있다. 중요하다. 하지만 구분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여유 있는 훈련 이런 부분이 필요하지만 1,5군-2군 등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에게는 더 많은 체계적 훈련이 필요하다. 1군 주전 급 선수들과는 구분을 해야 서로 발전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전 감독은 아쉬워했다. 현대야구라는 흐름 아래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말이다. 이는 선수들만을 향하지도 않는다. 가르치고 키워야하는 코칭스태프, 감독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김 전 감독은 밤 경기인데다가 비도 오는데 요즘 감독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경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정말 내실을 다져야하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수차례 다시 강조했다.
김 전 감독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국가대표, 태극마크다. 2006년 1회 WBC의 영광, 그리고 2009년 2회 WBC로 이어진 환희, 그리고 기쁨은 2015년 프리미어12 때로 이어졌다. 여러 영광의 순간마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국민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그의 몫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그리고 코칭스태프도 참 열심히했다. 감독으로서 늘 고마울 뿐이다”고 당시를 회상한 김 전 감독은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전 때를 떠올리며 순간순간 서로 간 호흡이 참 중요하다 느꼈다. 일본이 경기 후반에 오타니 쇼헤이(닛폰햄)를 빼서 그렇게 됐다고 하지만 반대로 항상 그렇게 해도 이겼기 때문에 그런 작전을 펼친 것이다. 우리도 분주히 돌아갔다. 막판 (역전의 시발점이 된) 대타상황을 이순철 코치가 건의했고 (내가) 결정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순간의 이런 결정이 참 중요하다. 코칭스태프와 호흡이 좋았다”고 영광의 기억을 모두와 함께하고자 했다. 김 전 감독은 그렇게 일본전을 이기니 미국과의 결승 때는 사기충전이 돼서 말야...허허”고 즐거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쓴 기억도 있다. 당장 지난 3월 안방에서 열린 제4회 WBC서 다시한 번 감독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소위 고척참사를 겪게 됐고 이는 한 때 한국야구의 위기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국민감독의 성공신화에도 아쉬운 부분이 생기고 만 것이다.
김 전 감독은 국가대항전은 다 감독책임이다”라고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그래도 어려운 시간이긴 했다고. 선발과정에서 10명이 도중에 바뀌었다. 부상, 사고, 메이저리거 차출 등...쉽지는 않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새로 출범한 전임감독 선동열호로 옮겨졌다. 김 전 감독은 도쿄(2020년 올림픽)를 겨냥해서 잘 해야한다. 올해 24세이하 대회와 내년 아시안게임을 거친 뒤 내후년 2회 프리미어12 때부터는 진짜 무엇을 좀 만드는 단계가 돼야 한다. 그래야 도쿄에서 맞춰진다”고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선 감독이 경험이 많다. 프로 감독도 했고 대표팀 투수코치까지 하지 않았나. 잘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 합을 맞추게 된 코칭스태프와 호흡이 좋아야 한다. 주어진 여건에서 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잘 할 수있도록 주변에서도 많이들 도와줘야 한다”고 애정 가득한 조언을 건넸다.
김 전 감독은 특히 대표팀 운영 역시 투수진이 중요하다. 그나마 최근 실력 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투수운용에 각별히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거듭 마운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명감? 그건 기본이다
김 전 감독은 최근 많이 허물어졌다고 평가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명감 부족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오히려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명감? 그건 기본적인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내서 시합 전 듣는 애국가와 국제대회에 참가해서 듣는 애국가는 그 감정이 확연히 다르다. 울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서부터 왜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다 해야 하는 것인가까지 자연스럽게 생각이 든다”며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영광스럽고 해야 할 일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것이다”고 사명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도 어느 정도는 구축돼 있지만 선수들이 국제대회서 혹여나 다쳤을 경우 이를 보상해 줄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더 체계화된다면 안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시스템적 개선사항에 대해서도 한 번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이어 (비교적 젊은)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세대가 다른) 코칭스태프는 코칭스태프대로 한 발자국씩 서로 배려해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대에 맞는 서로간 화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 같은 명언들로 국민들의 가슴을 깊게 울린 적이 있다. ‘국민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얻게 됐고 현재도 한국야구 대표원로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다. 그는 과분하다”고 미소 지었다. 오히려 지금이 중요하다”라는 말만 다시 강조할 뿐이었다. 대표팀 감독은 물러났지만 그에게 한국야구는 그런 의미였다.
◆김인식
1946년 5월1일생
176cm 76kg
돈암초-배문중-배문고
선수
크라운맥주(1965)-해병대 야구단(1966~1968)-한일은행(1969~1973)
지도자
배문고 감독(1973~1977)-상문고 감독(1978~1980)-동국대 감독(1982~1985)-해태 타이거즈 1군 수석코치(1986~1989)-쌍방울 레이더스 감독(1990~1992)-OB/두산 베어스 감독(1995~2003)-한화 이글스 감독(2005-2009)
대표팀 지도자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코치(2000)-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2002)-제1회 WBC 대표팀 감독(2006)-제2회 WBC 대표팀 감독(2009)-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2015)-제4회 WBC 대표팀 감독(2017)
현 KBO 총재특보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약 반 년이 지난 최근 김 감독을 감독이 아닌 KBO 총재특보로, 유니폼 아닌 사복차림의 한국야구 대표원로로서 다시 만났다. 이전보다 표정은 한결 편해져 보였지만 각종 중요한 현안 이야기가 나올 때는 사뭇 진지하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뀌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훈장보다 더 높은 훈장인 ‘국민감독 타이틀을 갖고 있는 김 전 감독에게 책임감이란 그런 것이었다.
▲요즘 프로야구, 기본이 밑바탕 돼야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대답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꾸준히 또 세심하게 최근 프로야구를 관찰하는 듯했다. 치열하더라”, 최근 뜨거운 순위싸움에 대한 김 전 감독의 평이다. 그는 이어 올해도 역시 (괜찮은) 투수가 많이 없다. 홈런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타자들이 잘 치는 부분도 있지만..투수들이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고 최근 나날이 높아지는 타고투저 비율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김 전 감독은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이 괜찮다고들 하는데...그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들 모두 더 발전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랜 세월 이를 경험한 김 전 감독 눈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은 최근 영건투수진들이다. 반짝, 잠깐 활약이 아닌 프로야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돼줘야 한다는 기대치가 달라서일까.
김 전 감독은 마운드 외에 수비 같은 야구의 기본적 요소가 부족한 장면이 자주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에서 문제되는 팀들이 너무 많다. 그런 팀들(수비가 약한 팀)은 결국 상위권으로 올라가지 못한다. 최근 저 것이 도대체 무슨 장면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수비 장면들이 간혹 보이더라. 일부 선수들은 잡아서 던지는 이런 기본적인 부분조차 예전에 비해서 많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한 뒤 기본적인 수비훈련을 등한시해서 나온 결과다. 아마추어 때는 당연하고 프로에서도 캐치볼 훈련 등을 너무 간단히 하는 경향들이 있다. 남들 하는 정도의 수준에서만 딱 끝내는 것 같다”고 줄어드는 기본훈련 양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김 전 감독은 (캐치볼 등) 기본적 훈련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훈련해야만 실력이 유지되고 좋아진다”며 요즘 외야 쪽으로 안타가 나왔을 때 2루 주자가 홈을 밟는 게 어느새 당연해져버렸다. 그렇지 않다. 선수들 송구하는 어깨 영향이 크다. 캐치볼 등 훈련을 충실히 해서 결정적 송구로 아웃시키는 이런 장면들이 나와 줘야한다”고 사례를 들었다. 김 전 감독은 최근 KIA 외인 중견수 버나디나의 이따금씩 나오는 보살을 주목하며 국내선수들도 기본적 훈련을 통한 어깨강화, 궁극적으로 수비력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금 목소리 높였다.
김인식(사진) 전 감독은 젊은 프로야구선수들이 기본을 바탕한 훈련을 더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MK스포츠 DB
▲지금이 중요한 때다프로야구를 향한 김 전 감독의 이유 있는 쓴소리는 결국 한국야구의 발전이 달려있는 문제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부터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프로야구가 인기는 굉장히 많아졌지만 실력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막 그렇게 대단해졌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야구는 물론 대만도 투수진은 우리보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선수들도 생각을 잘 해야 한다. 정말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기다”고 다시금 말했다.
김 전 감독은 kt가 아직 전력이 좋지 않아 약팀으로 구분되지만 1군리그에 들어온 지 벌서 3년째다. 이러한 흐름이 1~2년 더 반복되면 전체 프로야구에도 영향이 반드시 온다. kt도 1~2년 안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사례를 들며 앞서 말했지만 기본을 잊지 않은 훈련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또한 최근 현대야구 흐름이 주목받는 것 알고 있다. 중요하다. 하지만 구분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여유 있는 훈련 이런 부분이 필요하지만 1,5군-2군 등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들에게는 더 많은 체계적 훈련이 필요하다. 1군 주전 급 선수들과는 구분을 해야 서로 발전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전 감독은 아쉬워했다. 현대야구라는 흐름 아래 기본적인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말이다. 이는 선수들만을 향하지도 않는다. 가르치고 키워야하는 코칭스태프, 감독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김 전 감독은 밤 경기인데다가 비도 오는데 요즘 감독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경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정말 내실을 다져야하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수차례 다시 강조했다.
김인식(사진) 감독은 국민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숱하게 많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진=MK스포츠 DB
▲태극마크, 기쁨과 영광의 시간김 전 감독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국가대표, 태극마크다. 2006년 1회 WBC의 영광, 그리고 2009년 2회 WBC로 이어진 환희, 그리고 기쁨은 2015년 프리미어12 때로 이어졌다. 여러 영광의 순간마다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국민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그의 몫이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그리고 코칭스태프도 참 열심히했다. 감독으로서 늘 고마울 뿐이다”고 당시를 회상한 김 전 감독은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전 때를 떠올리며 순간순간 서로 간 호흡이 참 중요하다 느꼈다. 일본이 경기 후반에 오타니 쇼헤이(닛폰햄)를 빼서 그렇게 됐다고 하지만 반대로 항상 그렇게 해도 이겼기 때문에 그런 작전을 펼친 것이다. 우리도 분주히 돌아갔다. 막판 (역전의 시발점이 된) 대타상황을 이순철 코치가 건의했고 (내가) 결정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순간의 이런 결정이 참 중요하다. 코칭스태프와 호흡이 좋았다”고 영광의 기억을 모두와 함께하고자 했다. 김 전 감독은 그렇게 일본전을 이기니 미국과의 결승 때는 사기충전이 돼서 말야...허허”고 즐거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쓴 기억도 있다. 당장 지난 3월 안방에서 열린 제4회 WBC서 다시한 번 감독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소위 고척참사를 겪게 됐고 이는 한 때 한국야구의 위기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국민감독의 성공신화에도 아쉬운 부분이 생기고 만 것이다.
김 전 감독은 국가대항전은 다 감독책임이다”라고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그래도 어려운 시간이긴 했다고. 선발과정에서 10명이 도중에 바뀌었다. 부상, 사고, 메이저리거 차출 등...쉽지는 않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김인식(왼쪽) 전 감독이 새로 출범하는 선동열호 대표팀에 대해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새 대표팀, 주변에서 도와줘야화제는 자연스럽게 새로 출범한 전임감독 선동열호로 옮겨졌다. 김 전 감독은 도쿄(2020년 올림픽)를 겨냥해서 잘 해야한다. 올해 24세이하 대회와 내년 아시안게임을 거친 뒤 내후년 2회 프리미어12 때부터는 진짜 무엇을 좀 만드는 단계가 돼야 한다. 그래야 도쿄에서 맞춰진다”고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은 선 감독이 경험이 많다. 프로 감독도 했고 대표팀 투수코치까지 하지 않았나. 잘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 합을 맞추게 된 코칭스태프와 호흡이 좋아야 한다. 주어진 여건에서 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잘 할 수있도록 주변에서도 많이들 도와줘야 한다”고 애정 가득한 조언을 건넸다.
김 전 감독은 특히 대표팀 운영 역시 투수진이 중요하다. 그나마 최근 실력 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투수운용에 각별히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거듭 마운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명감? 그건 기본이다
김 전 감독은 최근 많이 허물어졌다고 평가 받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명감 부족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오히려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명감? 그건 기본적인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내서 시합 전 듣는 애국가와 국제대회에 참가해서 듣는 애국가는 그 감정이 확연히 다르다. 울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서부터 왜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다 해야 하는 것인가까지 자연스럽게 생각이 든다”며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영광스럽고 해야 할 일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것이다”고 사명감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금도 어느 정도는 구축돼 있지만 선수들이 국제대회서 혹여나 다쳤을 경우 이를 보상해 줄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더 체계화된다면 안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시스템적 개선사항에 대해서도 한 번 돌아볼 것을 촉구했다. 이어 (비교적 젊은)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세대가 다른) 코칭스태프는 코칭스태프대로 한 발자국씩 서로 배려해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대에 맞는 서로간 화합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감독은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 같은 명언들로 국민들의 가슴을 깊게 울린 적이 있다. ‘국민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얻게 됐고 현재도 한국야구 대표원로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다. 그는 과분하다”고 미소 지었다. 오히려 지금이 중요하다”라는 말만 다시 강조할 뿐이었다. 대표팀 감독은 물러났지만 그에게 한국야구는 그런 의미였다.
◆김인식
1946년 5월1일생
176cm 76kg
돈암초-배문중-배문고
선수
크라운맥주(1965)-해병대 야구단(1966~1968)-한일은행(1969~1973)
지도자
배문고 감독(1973~1977)-상문고 감독(1978~1980)-동국대 감독(1982~1985)-해태 타이거즈 1군 수석코치(1986~1989)-쌍방울 레이더스 감독(1990~1992)-OB/두산 베어스 감독(1995~2003)-한화 이글스 감독(2005-2009)
대표팀 지도자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코치(2000)-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2002)-제1회 WBC 대표팀 감독(2006)-제2회 WBC 대표팀 감독(2009)-프리미어12 대표팀 감독(2015)-제4회 WBC 대표팀 감독(2017)
현 KBO 총재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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