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괌 포위 사격' 발언으로 도발 수위 높이던 북한…저강도로 선회?
입력 2017-08-27 19:30  | 수정 2017-08-27 20:19
【 앵커멘트 】
어제 북한이 300mm 방사포를 발사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우리정부는 당초 장거리 미사일이나 SLBM을 쏠 줄 알았는데, 강도가 낮은 방사포를 쐈으니 대화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분석한 반면, 방사포는 저강도이긴 하지만,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했다는 면에서 위협의 수위는 달라진게 아니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근희 기자, 그동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인 ICBM 시험 발사도 했고, 괌 포위 사격 발언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우리 정부 판단대로 300mm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하면 수위가 좀 낮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기자 】
아직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만약 300mm 방사포가 맞다면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 방사포는 재래식 무기이고 사거리도 짧기 때문에 덜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이건 미국 입장에서입니다.


일각에선 ICBM과 비교하며 북한 위협 수위가 낮아진 거 아니냐라고 하지만 사실 ICBM은 애초에 우리를 겨냥한 무기가 아닙니다.

ICBM은 말그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한반도에서 다른 대륙인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거죠.

반면 어제 발사체의 경우 우리 정부는 방사포, 미국은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습니다만, 추정 비행거리는 둘다 250km 정도로 같습니다.

핵심은 어제 발사한 게 무엇이든 간에 결국 미국이 아닌 남한을 겨냥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보다 더 직접적이고 위협적인 도발이었다고 볼수 있는 셈입니다.

【 질문 2 】
객관적으로는 덜 위협적일지라도 오히려 우리에게는 더 직접적이다 이런 분석도 있어요.
그렇다면 북한의 이 300mm 방사포가 우리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무기입니까?

【 기자 】
사실 이 방사포는 포병 중심인 북한의 재래식 무기 중 가장 위협적이어서 우리 군 경계 대상 1호로 꼽힙니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북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빠른 시간 안에 승부수를 보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한반도 주변 괌이나 오키나와에 각종 전략 무기들을 배치해놨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의 주요 시설들을 하나 하나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무기들이 한반도에 오기 전에 빠르게 초토화시켜야 하는 거죠.

그런 점에서 동시에 여러 개 발사관에서 포탄을 발사하는 방사포는 근거리의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핵심 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제 250km를 비행했는데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사했을 때 계룡대에 있는 우리 육해공군 본부는 물론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아시다시피 방사포의 경우 북한의 발사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어렵고, 일단 발사히기 시작하면,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는 점이 가장 두려운 점이죠.

이 때문에 이번 도발을 '저강도 공격'이라고 분석한 우리정부의 분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측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 질문 3 】
북한이 이번에 미국이 아니라 남한을 겨냥했다는 점은 그동안의 도발패턴과 달라진게 분명한데, 어떤 의도인가요 ?

【 기자 】

북한의 ICBM인 화성 14형 도발로 위협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과 미국은 괌 포위 사격 발언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 나아갈 경우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이후 양측 모두 다소 진정된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북한도 일단 이 판을 깨지 않으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동안 한미 을지 연습 때마다 무력 도발을 계속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어쨌든 도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남한으로 방향으로 틀어 단거리 도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 질문 4 】
이런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첫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송영무 장관이 모레(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매티스 장관과 회담합니다.

오는 30일 열릴 이번 회담은 우리 측 요청으로 성사됐는데요.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평가와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사드 배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등 중요한 국방 현안들도 함께 다뤄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회담 시간이 45분 정도라고 합니다.

과연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얼마나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갈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김근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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