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불면서 미국산이 수해를 입고 있다. 미국이 크래프트 맥주의 본고장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국산 맥주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트 맥주는 소규모 양조업체가 독립적으로 소량 생산하는 상품을 말한다.
롯데마트는 전체 세계 맥주 매출 중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3%, 2016년 6.2%에서 올해(1/1~8/20) 들어 6.4%로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롯데마트가 취급하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종류는 69개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을 포함해 총 164개의 크래프트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사실 세계 맥주가 국내에서 소개되기 시작한 초창기 시절에는 미국의 양대 브랜드인 밀러와 버드와이저가 미국 맥주의 전부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들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그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맥주 시장에서의 미국산 비중 또한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미국 맥주는 1만 2,294t이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205t) 대비 2배(98.1%)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 7개월간 미국 맥주 수입량은 이미 지난해 연간 미국 맥주 수입량을 넘어섰다.
1인 가구 확대로 소주·위스키·와인과 같은 혼술(혼자 마시는 술) 하기 부담스러운 주류보다 가벼운 맛과 도수의 맥주를 즐기는 이들이 생기면서 애호가들도 늘었다. 이에 라거 위주의 맥주 시장이 에일 맥주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미국 맥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와 같은 크래프트 맥주 돌풍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양조자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숫자는 2012년 2420개에서 지난해 5234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캘리포니아에만 623개, 워싱턴과 콜로라도에 334개 등 주마다 다양한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운영 중이다. 그만큼 특색 있고 기발한 크래프트 맥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한 셈이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세계 맥주 초창기엔 버드와이저, 밀러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맥주가 대부분을 차지했었던 시절이 있었다"며 "크래프트 맥주가 붐을 이루며 다시 미국 맥주가 도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전국 57개 점포에서 미국 오하이오주의 유명 브루어리인 '호핀 프로그(Hoppin' FROG)'에서 생산된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인다. 호핀 프로그 브루어리는 유명 맥주 대회에서 22개의 메달을 딴 브루 마스터 프레드 캄이 2006년 론칭한 곳이다.
[박은진 기자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