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이 요구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인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열렸다. 양국 간 통상규범 재정립을 위한 치열한 줄다리기가 본격화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과 마이클 비만 대표보가 참석했다. 미국 측 수석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일정으로 방한하지 않고 영상회의만 참석했다.
한국 측 수석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영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첫 협상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회기에서 미국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5년 동안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2배 증가한 것을 지적하며 개정 협상 개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측은 개정에 앞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이 공동위에서 FTA 개정 협상 개시에 합의하면 국회 보고 절차 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초부터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김 본부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FTA는 우리에게 유리한 협정"이라며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재만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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