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니 해커, 말레이 사이트 무차별 해킹 "내 국기는 장난감이 아니다"
입력 2017-08-22 11:56  | 수정 2017-08-29 12:05


2017년 동남아시안 게임 안내책자에 인도네시아 국기가 잘못 인쇄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인도네시아 해커들이 개최국인 말레이시아 웹사이트 30여곳을 무차별 해킹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2일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MOSTI) 산하기관인 사이버시큐리티말레이시아는 자국내 웹사이트 33곳이 전날 오후 '익스트림크루'(ExtremeCrew)라고 자칭하는 해커 그룹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해킹된 웹사이트의 메인 화면에는 동남아시안 게임 안내책자 이미지와 '내 국기는 장난감이 아니다'란 의미의 인도네시아어 문구가 게시됐습니다.

피해 사이트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과 무관한 소규모 사이트로 알려졌습니다.


사이버시큐리티말레이시아의 아미루딘 압둘 와하브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마르티누스 시톰풀 대변인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해커들이 정말로 인도네시아인인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동남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지난 19일 개막식에 참석한 귀빈들에게 대회소개 책자를 배포했으나, 역대 대회 소개 페이지에 실린 인도네시아 국기를 잘못 인쇄해 인도네시아 측의 항의를 받았습니다.

인도네시아 국기는 직사각형을 가로로 양분해 윗부분은 붉은색, 아랫부분은 흰색으로 표시하는데, 위아래가 뒤바뀌는 바람에 위가 흰색, 아래가 붉은색인 폴란드 국기가 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인도네시아 국민 사이에선 말레이 국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한 부디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 사과를 요구했고, 말레이시아가 사과했다. 이 문제는 끝난 것"이라면서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과잉반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이웃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종교와 언어 등이 비슷하지만 1960년대 보르네오 섬 북부의 영유권을 두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두 국가는 이후에도 말레이 문화의 정통 후계자 지위와 말레이시아내 인도네시아인 노동자의 처우 문제 등을 놓고 종종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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