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구축함, 싱가포르 해상서 상선과 충돌…10명 실종·5명 부상
입력 2017-08-21 15:30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존 S. 매케인함(DDG-56)이 유조선과 충돌해 승조원 10명이 실종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이지스함 '피츠제럴드'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지 2개월 만에 유사한 사고가 재발했다.
미 해군 7함대는 21일 성명을 통해 오전 5시 24분(현지시간) 싱가포르 인근 말라카 해협 인근에서 이 함대 소속 존 S. 매케인함이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 '알닉MC'와 충돌했다고 밝혔다.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이지스 전투 체계를 갖춘 미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대양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이 함선에는 약 330명의 군인이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함대는 이 구축함의 좌현 선미 부분이 파손됐지만 자체 동력으로 싱가포르 항구로 이동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상자 중 4명은 헬기를 이용해 싱가포르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당국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인한 기름 유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알닉MC 탑승자 중 사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알닉MC는 지난달 3일 한국을 출발해 이날 싱가포르항에 기항할 예정이었다.

미군은 사고 직후 예인선과 헬기, 해안 경비정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으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양국 해군도 군함, 예인선 등을 파견해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CNN에 따르면 존 S. 매케인함은 지난 10일 미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남중국해를 항해했으며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는 싱가포르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함정이 충돌 사고를 일으킨 것을 올해로 4번째다. 지난 1월 미사일 순양함 앤티텀이 일본 도쿄만에서 좌초해 선체가 파손됐고 5월에는 순양함인 레이크 채플레인이 한반도 작전 중 소형 어선과 충돌했다.
지난 6월 17일 새벽에는 이지스함인 피츠제럴드가 일본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해 승조원 7명이 사망했다. 이후 조사에서 지휘관의 부적절한 지시가 사고 원인으로 지적돼 브라이스 벤슨 중령 등 지휘관 3명이 보직 해임되는 등 중징계를 받았다.
사고 발생지인 말라카 해협은 동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잇는 해상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폭이 좁고 수심이 낮아 대형 선박이 항해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존 S. 매케인함 탑승 선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자신의 조부와 부친의 이름을 딴 이지스함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부인과 함께 선원들의 위해 기도한다"며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남겼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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