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TX조선 폭발사고, 협력업체 직원 4명 사망
입력 2017-08-20 17:08 
20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STX조선해양 내 건조중인 선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한창이다. [사진 = 창원소방본부]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건조중인 석유운반선 탱크 도장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가 휴일날 발생한데다 이들 사망자들은 모두 협력업체 직원들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이후 또다시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참변을 당한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현장에서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강조한 데 이어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한지 불과 사흘만에 또다시 대형 산재가 발생해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20일 오전 11시 3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4도크에서 건조중인 석유운반선의 잔유보관(RO)탱크 내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탱크 내에서 도장작업 중인 STX조선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숨졌다.
숨진 근로자들은 30∼50대로 깊이 12m, 가로 3m, 세로 4m짜리 탱크 내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중 강한 폭발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탱크 외부에도 협력업체 직원 4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를 입진 않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선박은 7만4000t급 석유운반선으로 공정률은 90%다. 이 선박은 지난 2014년 그리스 선박회사으로부터 수주받아 오는 10월말 인도 예정이어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고원인은 작업장 폭발이지만 이면에는 이번 사고도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처럼 인도를 앞두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업체 직원들을 무리한 조업에 내몬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STX조선의 현재 근로자수는 원청직원 1400여명, 협력업체 직원 2500여명으로 외부인력이 더 많다. 법정관리 전인 지난해에는 원청직원 2100여명, 협력사 직원 4000여명 등 총 6100여명에 달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인력을 절반 가까이 대거 감축했다. 이번 사고도 인력감축에 따른 무리한 조업 등으로 작업수칙이나 안전매뉴얼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날 작업에는 상당수 협력업체 직원들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나 협력업체 직원들만 위험한 작업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날 휴일에는 막바지에 몰린 공정작업에만 최소인원이 투입돼 특근을 했다. 하지만 원청직원 40여명, 협력업체 직원 230여명으로 80%가 외부 인력이었다. 지난 4월 노동절에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당시에도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들이 출근해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경찰과 소방서측은 회사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안전의무 위반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사고를 들여다보고 있다.
STX조선측은 이번 사고에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6월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막 재기를 모색하는 시기에 대형 사망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STX조선은 지난달 21일 그리스 선사로부터 5만 DWT급 중형 탱커 4척(옵션 2척)을 수주한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프랑스 선사 소카트라와 옵션 2척 포함 총 4척의 MR탱커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도 161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 하는 등 재기의 신호탄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사망사고로 이같은 상승 분위기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해 새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에 엄중하게 대처한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처음 발생한 다수의 인명피해 사고여서 안전불감증 등이 원인으로 밝혀지만 강도 높은 후속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무사고 사업장이었다. 이날 도장작업을 하고 있어 화기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폭발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사고가 수습대는대로 협력사와 논의해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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