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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소 빠진 블록체인협회?…이익단체 설립 경쟁 과열
입력 2017-08-18 14:41 

블록체인(디지털 분산 장부)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이익단체 결성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 따로 관련 단체를 설립하려는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대표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공식 출범한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블록체인협회)에 블록체인 관련 중소벤처기업 20여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멤버로 참여하지 않았다. 때문에 블록체인협회가 업계 대표성을 갖춘 단체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들이 거래 기록을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해킹·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해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차세대 보안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등 디지털 가상화폐가 모두 블록체인 시스템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소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관련 업체다.
대표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빗썸, 코인원 등 블록체인거래소들은 별도의 이익단체인 '비트코인거래소협회(가칭)' 설립을 준비중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 협회에는 비트코인 기술과 직접 관련된 업체가 거의 없다"며 "주요 거래소들이 힘을 합쳐 업계의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드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가 만들어지면 금융당국 등과 협상할때 어떤 단체에 대표성이 있는지를 놓고 블록체인협회와 주도권 다툼을 할 것이라는게 업계 진단이다. 반면 블록체인협회는 블록체인 기술이 비트코인 거래소에만 적용되는게 아닌만큼 광범위한 분야 업체들이 모여 함께 제도개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협회는 오는 23일 고용진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창립 기념세미나를 연다. 이들외에도 현재 시장에는 블록체인 관련 단체가 상당수 설립된 상태다. 한국블록체인학회는 주로 블록체인의 학문적 연구를 위해 설립된 단체로 지난 6월 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지난 3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도로 출범한 민·관 합동 '블록체인 오픈포럼'도 있고 은행권 중심의 '블록체인 협의회', 금융투자업계 중심의 '블록체인 컨소시엄' 등도 활동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해관계에 따라 지나치게 많은 단체가 설립되면 불합리한 규제에 맞서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업계를 대표할만한 공신력 있는 단체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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