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해외 경쟁사보다 낮은 7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저평가주'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김재동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CIO)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가장 먼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자동차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휘발유·디젤 등 화석연료 자동차업체의 기업가치를 이전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10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사실은 이 같은 변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자산 10조원 중 약 5조원의 자산을 총괄하는 김 CIO는 이어 "지금까지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온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같은 글로벌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과거에 비해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 자리를 자율주행·커넥티드카·전기차 등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5년 안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기업의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의 PER는 7.9배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종 평균치(10.7배)는 물론이고, 국가별로 보면 중국(12.8배)과 일본(8.9배) 평균치에 비해서도 낮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작 세계적인 자동차업체 GM과 포드의 PER는 그보다 낮은 각각 5.8배, 6.3배에 불과하다. 그만큼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오히려 고평가주에 가까운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2월 29일 10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삼성SDI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17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 덕분에 최근 3년간 11만원 안팎에 머물렀던 주가는 8개월 만에 63.7% 상승했다.
전기차 부품 생산업체인 LG이노텍 주가도 같은 기간 80% 이상 올랐다. 올해 1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LG이노텍의 전장 부문 수주잔액은 2020년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LG화학 역시 최근 들어 전기차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
자율주행·전기차는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졌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 세계 1위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인텔 등이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 손잡고 앞다퉈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김 CIO는 최근 '북한 리스크'에 주춤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선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CIO는 "10년 만에 호황기를 맞이한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 점차 살아나는 데다 아세안 국가들도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특히 미국 경기가 예년에 비해 빚 부담이 크게 줄면서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작은 만큼 국내 주식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이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보다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만 않는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지배구조가 주주 친화적으로 개선될 때 비로소 전체 주식시장의 가치(밸류에이션)도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동 군인공제회 금융부문 부이사장(CIO)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가장 먼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자동차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휘발유·디젤 등 화석연료 자동차업체의 기업가치를 이전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10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사실은 이 같은 변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자산 10조원 중 약 5조원의 자산을 총괄하는 김 CIO는 이어 "지금까지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온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같은 글로벌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과거에 비해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 자리를 자율주행·커넥티드카·전기차 등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5년 안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기업의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의 PER는 7.9배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종 평균치(10.7배)는 물론이고, 국가별로 보면 중국(12.8배)과 일본(8.9배) 평균치에 비해서도 낮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작 세계적인 자동차업체 GM과 포드의 PER는 그보다 낮은 각각 5.8배, 6.3배에 불과하다. 그만큼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오히려 고평가주에 가까운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2월 29일 10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삼성SDI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17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 덕분에 최근 3년간 11만원 안팎에 머물렀던 주가는 8개월 만에 63.7% 상승했다.
전기차 부품 생산업체인 LG이노텍 주가도 같은 기간 80% 이상 올랐다. 올해 1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LG이노텍의 전장 부문 수주잔액은 2020년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LG화학 역시 최근 들어 전기차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
자율주행·전기차는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시장으로 이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졌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 세계 1위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인텔 등이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 손잡고 앞다퉈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김 CIO는 최근 '북한 리스크'에 주춤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선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CIO는 "10년 만에 호황기를 맞이한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 점차 살아나는 데다 아세안 국가들도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특히 미국 경기가 예년에 비해 빚 부담이 크게 줄면서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작은 만큼 국내 주식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이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보다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만 않는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지배구조가 주주 친화적으로 개선될 때 비로소 전체 주식시장의 가치(밸류에이션)도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