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폐암 선고받은 40대女, 중국서 첫 전신 냉동보존
입력 2017-08-15 13:40  | 수정 2017-08-22 14:05


폐암에 걸려 사망 선고가 내려진 40대 중국인 여성에 대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신 냉동보존 수술이 시술됐습니다.

15일 중신망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산둥(山東)성의 인펑(銀豊) 생명과학연구원은 지난 5월 폐암에 걸린 잔원롄(展文蓮)이라는 49세 여성에 대해 인체 냉동보존 수술을 실시했습니다.

냉동보존 수술은 미국 알코르(Alcor) 생명연장재단의 세계적 저온의학 전문가 아론 드레이크의 기술지원과 산둥대 부설 치루(齊魯)병원의 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잔씨는 지난 2015년 5월 대뇌 냉동보존 수술을 받은 충칭(重慶)의 여류작가 두훙(杜虹)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로 인체 냉동보존을 신청한 사람입니다.


수술은 지난 5월 8일 오전 4시께 지난(濟南)의 치루병원에서 잔씨 주치의에 의해 임상사망 선고가 내려진 뒤로 60여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사망 직후 2분내로 잔씨 체내에 항응고제, 항산화제 등을 주사한 다음 체온을 물리적으로 내린 다음 체내 생리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폐 기능을 지원할 설비를 갖췄습니다.

이후 잔씨는 인펑생명과학연구원의 저온 의학연구센터로 후송돼 관류 치환수술을 받았고 다시 자동저온설비에 옮겨져 강온 절차가 시작된 지 수시간만에 신체 온도는 영하 190도에서 안정됐습니다.

5월10일 저녁에야 잔씨 신체는 2천ℓ의 액체질소로 채워져 영하 196도로 유지되는 특수 용기에 들어갔습니다.

잔씨의 남편 구이쥔민(桂軍民)은 "당초 차분히 사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내와 상의해 인체 냉동보존을 선택했다"며 "생전에 공익사업에 열심이었던 아내가 사후에 시신을 과학연구에 기증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체 냉동보존을 의학연구의 하나로 생각했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구이씨는 "만일 어느날 폐암을 치료할 의학기술이 찾아진다면 아내가 냉동에서 깨어나 부활한 다음 병을 치료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이씨 자신도 인체 냉동보존을 희망했습니다. 그는 어느날 아내가 깨어나게 되면 자신이 계속 아내와 함께 지내게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습니다. 이들은 30년간 부부생활을 해왔습니다.

문제는 엄청난 비용입니다. 중국 과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체 냉동보존 시술엔 200만 위안(3억4천만원)의 비용이 들고 액체질소 교환을 포함해 냉동보존을 유지하는데 연간 5만 위안(853만원)이 소요됩니다.

구이씨는 아내 시신의 냉동보존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공익재단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두훙의 뇌 냉동도 12만 달러(1억4천만원)가 소요됐습니다.

알코르 재단과 크리오닉스 연구소가 주도하는 미국 인체냉동보존 업체들은 사후 세계를 신봉하며 매장 문화가 남아있는 중국시장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여명이 냉동 보존돼 있습니다.

황융화(黃永華) 상하이 자오퉁(交通)대 저온공정연구소 부교수는 "인체 냉동보존 기술이 활용되고는 있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다시 깨우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다른 말로 하면 냉동보존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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