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75). 그는 예일대 학사, 옥스퍼드대 석사를 마시고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글로벌 투자사 '퀀텀펀드'를 설립했다. 퀀텀펀드는 설립 후 그는 10여년간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을 기록하며 '월가의 신화'로 떠올랐다. 1980년 미국 월가에서 은퇴를 선언한 후 1990년대에는 모터사이클로, 2000년대 초에는 자동차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을 여행했다. 이때 현장을 누비며 보고 들은 내용을 투자에 반영하고 미래를 예측해 '금융계 인디애나 존스'로 불리기도 한다.
매번 통찰력 있는 대답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로저스. 그가 만약 한국에 사는 2030 세대라면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그는 싱가포르 자택에서 14일 매경닷컴과의 국제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청년에게 혜안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 = 짐 로저스]
▶ 당신이 현재 한국을 사는 2030 세대라고 가정한다면 무엇을 하겠나.- 외국어를 알면 세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러시아어와 중국어는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대비해 반드시 배워둬야 한다. 통일이 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에 주요 파트너가 될 것이다.
나는 남북한이 언젠가는 통일할 것이라고 본다. 통일이 된다면 한국 국경에 인접해있는 러시아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은 더 활발해질 것이다. 러시아에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에게 중요한 국가가 될 것이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나 역시 두 딸들에게 외국어를 배우라고 조언했다. 첫째 딸은 만다린어를, 둘째 딸은 중국어와 라틴어를 할 줄 안다.
또 외국에 나가 최소 1~2년은 생활해봐라.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건 중요하다.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기에 한국은 너무나도 작은 나라다. 넓은 식견을 가져라. 나 역시 젊었을 때 미국에서 영국 옥스포드로 건너가 공부함으로써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 지금처럼 북한과 미국이 핵·미사일로 서로를 위협하며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통일을 전망하는가.
- 그렇다. 나는 현재 미국과 북한의 긴장 상태가 일시적이라고 본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어나더라도 미국의 발빠른 대처 속도에 북한은 남한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북한에 투자하는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통일은 될 것이니 반드시 그때를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10~20년 후를 생각하면 한국이 가진 잠재력과 투자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러시아어, 중국어를 배워 통일의 시대에 대비하라.
[사진 제공 = 짐 로저스]
▶ 당신처럼 돈을 잘 벌고 싶은 젊은이들도 많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당신이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잘 관찰해봐라. 당신은 어떤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가. 스포츠, 패션, 금융, 비즈니스 등 누구나 관심 분야는 다를 수 있다. 본인이 좋아하며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만약 적성을 찾는다면 그 분야의 일은 노동이 아닌 놀이가 될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한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
▶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적성을 찾았나.
- 나도 젊었을 때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몰라 로스쿨을 가야할지 의과대학을 가야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지인의 권유로 월가에서 첫 직장을 얻고 일하던 중 내 적성을 찾았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예측해 투자하는데 재미를 느꼈다.
▶ 당신은 인생 철학은 무엇인가.
- 나는 항상 자유를 꿈꿔왔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뒷받침이 돼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월가에서 열심히 일했고 그후 세계일주를 하는 등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왔다.
▶ 한국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청년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떨쳐버리고 생각한 것을 실행해보길 바란다.
[김지혜 에디터 / 디지털뉴스국 이주영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