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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후폭풍, 실수요자 대출절벽·이자↑ 이중고
입력 2017-08-14 17:45  | 수정 2017-08-14 19:38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와 금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했던 대출 절벽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대출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으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돈줄도 막히고 대출이자 걱정까지 해야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14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영업일간(3~11일) 일평균 가계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와 금액은 각각 2972건, 3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책 발표 날과 전날인 1~2일 평균치(4058건·5527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신청 건수는 26.8%, 금액은 34%나 급감했다. 대출 건수와 규모 감소가 얼마나 큰지는 지난 6·19 부동산 대책 때와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6·19 대책 발표 후 7영업일간(6월 20~28일) 가계주택담보대출 일평균 신청 건수는 3777건, 금액은 5081억원이었다. 대책 발표 날과 전날인 6월 19일, 16일 평균치(3324건·4046억원)보다 오히려 큰 폭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8·2 대책 후 가계대출이 급감한 것과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초강력 8·2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투기세력은 물론 실수요자까지 대출규제와 자격 제한을 받으면서 대출 수요 감소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대책에 이어 후속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까지 예고된 상태에서 대출 감소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세도 뚜렷해지고 있어 차주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이다.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결정할 때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신규 코픽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공시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 5월 이후 꾸준히 0.0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로 오름세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이달 11일 현재 2.226%으로 5월 말(2.109%) 대비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1년 넘게 그대로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 비용 증가를 불러와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차주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출 옥죄기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위축된 데 따른 풍선효과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은행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763조692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9조1499억원(5.4%) 늘었다. 반기 증가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하반기(52조8672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시중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매기는 2금융권 대출 상환 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1금융권 대출을 받기 힘든 저소득층,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주로 2금융권을 이용하고 있어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하면 사회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권이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기업 대출을 급격히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월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110조568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조5388억원(14.0%) 늘었다.
[박윤예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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