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이 번호이동이 과거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이통사들이 '집토끼' 지키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A 통신사는 지난주 갤럭시S8 시리즈의 기기변경에 높은 장려금을 매기면서 소비자들이 몰렸다. 갤럭시S8의 경우 6만원대 요금제, 공시지원금 기준 현금으로 25만~30만원만 내면 할부원금 0원으로 개통이 가능했다.
6만원대 요금제의 지원금이 20만원 초반대였기에 30만원 중후반대의 장려금이 소비자에게 '불법 지원금'으로 건네진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는 30만원을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장려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5대 5의 비율로 부담한다고 알려졌다. 이통사와 제조사는 시장 상황과 이해 관계에 따라 장려금 규모, 부담 비율 등을 협의해 탄력적으로 책정한다.
과거에는 번호이동에만 높은 장려금이 책정됐지만 최근에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기변경에도 돈이 실리고 있다. 시장 상황이 바뀐 게 가장 큰 이유다. 이통시장에서 월평균 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 2012년 104만6403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 월평균 번호이동 가입자는 58만7492명이며, 올해 1~6월 평균치는 54만8693명으로 집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집토끼(현 가입자)'를 지켜야 할 때, 제조사가 단말 재고를 밀어내려고 할 때 장려금이 올라간다"면서 "번호이동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가입자를 뺏은 뒤 기기변경 장려금을 높여 방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G6도 올해 상반기부터 기기변경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18대 9 비율의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성능이 향상된 오디오 관련 '쿼드 댁(DAC)'을 탑재했지만 특정 조건만 맞춘다면 기기값으로 10만원 중후반대만 부담하면돼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다만 이같이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일부분이다. 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시행하면서 장려금이 소비자들에 건네지는 것은 불법이 되면서 이전보다 더 음지에서 행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통사들이 규제 당국의 감시를 피해 집단상가와 같은 특정 장소, 특정 시간에 제한적으로 장려금을 살포하고 있어서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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