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뒤늦은 진화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유혈 폭력시위에 대해 양비론을 제기해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백악관이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 증오를 비난했다"며 "이 비난에는 백인우월주의자와 큐클럭스클랜(KKK), 신나치주의자, 모든 극단주의 단체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있다고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아 미 정치권과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many sides)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지독한 장면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해 백인우월주의 시위대에 맞섰던 반대편에도 책임이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 측근들도 여론 다독이기에 나섰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샬러츠빌 폭력사태를 "국내 테러"라고 밝혔다. 이는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의 의견과 보조를 맞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든든한 지원자인 이방카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 신나치가 설 땅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고 톰 보설트 국토안보 보좌관도 CNN방송에 나와 나치와 백인우월주의자를 비난했다.
백인우월주의자 등 극우단체의 대규모 집회에 맞선 반대편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한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0)는 어릴 때부터 나치즘을 선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즈의 고등학교 역사 교사였던 데릭 바이메르는 워싱턴포스트(WP)에 "그가 나치즘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아돌프 히틀러를 우상숭배했다"며 "그는 백인우월주의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