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무너진 코스피가 닷새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14일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0포인트(0.77%) 오른 2337.61을 기록 중이다. 이날 16.31포인트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2340서늘 회복하는 등 상승폭을 키우며 지난주의 기록했던 급락세를 일부 만회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올 들어 가장 큰 등락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한주간 무려 75.7포인트 떨어지며 3.2% 가량 꺾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발언이 한반도 지정학적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글로벌 자금의 극심한 안전자산선호를 유발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주식시장 참가자들 역시 해당 리스크에 충분히 익숙하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 및 과격한 발언으로 인해 '이번은 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차익실현 심리에 불씨를 당겼다. 여기에 8개월에 걸친 장기 상승세의 부담감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떤 형태로 귀결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한반도에 국지전이나 전면전, 미사일 발사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어떤 형태로든 재차 잠복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심리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올해 최저 수준"이라면서 "외부 충격요인이 급락을 주도한 원인이기 때문에 대북 긴장이 완화될 경우 재차 2400대 복귀 시도를 예상하지만 9월 초중반까지는 글로벌 긴축 신호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국의 물가 지표가 부진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 마감했다. 다만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상승폭은 상당부분 제한됐다.
이날 발표된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를 낮췄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계절 조정치).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증권은 2% 넘게 오르고 있으며 전기전자, 보험, 운수창고, 의약품, 제조업, 유통업, 화학, 금융업 등이 강세다. 전기가스업, 섬유의복, 통신업 등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8억원, 235억원 순매도로 나섰고 기관은 23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86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POSCO, NAVER, 삼성물산, 삼성생명, LG화학, SK텔레콤, SK 등이 오르고 있지만 한국전력, 신한지주, 현대모비스, KB금융 등은 하락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는 572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159개 종목은 내리고 있다. 상·하한가 종목은 없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89포인트(0.78%) 오른 633.23을 기록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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