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리아펀드 15억원으로 급감…외국인 매물폭탄 쏟아지나
입력 2017-08-13 17:24  | 수정 2017-08-13 23:33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북한이 '괌 포위 사격' 도발을 실제 감행할지, 미국 내에서 갈수록 확산되는 대북 선제타격론이 현실화할지를 놓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일단 한반도 위기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300선은 지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외국인이 일주일 동안 1조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3.16% 하락했다. 주간 단위로 따졌을 때 영국의 유로존 탈퇴(브렉시트) 우려로 3.18% 하락했던 작년 6월 셋째주(6월 13~17일)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지난달 24일 기록한 코스피 최고점(2451.53)과 비교하면 3주 만에 5.38% 내린 것이다.
글로벌 펀드 동향에서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도 부정적이다. NH투자증권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8월 3~9일) 글로벌 펀드 가운데 한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코리아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고작 137만달러(약 1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그 전주(7월 27일~8월 2일)에 올 들어 주간 단위 최대 규모인 12억1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자금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코리아펀드 동향은 미국과 유럽에 설정된 한국 투자 주식형 펀드(액티브·인덱스 포함)와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액 증감을 반영한 추이다.
이번주 시장의 최대 관심은 오는 21~24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으로 쏠린다.

보수적 투자자들은 북한발 공포가 극대화하면 2200선까지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는 "만약 미·북 간 치킨게임이 악화된다면 2200 초반까지 빠지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상황이 단기간에 호전될 것 같지 않은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세계가 한반도 위기에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전면전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미·북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은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평화적 해법 모색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대북 발언 수위를 높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평화적 해법"을 언급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이날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발언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13% 오른 2441.32, 나스닥지수는 0.64% 오른 6256.56으로 각각 마감했다.
오는 16일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으로 빠르게 옮겨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07개 주요 상장기업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는 48조5593억원으로 한 달 전(49조454억원)보다 4861억원 감소했다. 지정학적 위기에 실적 기대감마저 위축되면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시장은 지수 바닥을 탐색하면서 2300까지 추가 조정의 여지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다만 2350선 이하 구간에서는 투매보단 보유, 관망보단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중장기 성과 제고 측면에서 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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