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국지적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전국 과열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일제히 꺾였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융단폭격'식 규제가 적용된 서울은 7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초강수로 평가받은 8·2 대책이 일단 단기적으로 집값 급등을 잡는데는 성공한 셈이다.
한국감정원이 10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직전 일주일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다.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그 폭은 전주(0.1%) 대비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25개 구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새 0.03% 하락했다. 지난주 0.33% 오르며 2012년 관련 가격동향을 집계한 이후 5년여 만에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6년 2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안에서도 그간 과열이 두드러졌던 일부 지역이 특히 충격이 컸다. 과열의 진원지로 지목받던 강남4구는 전주 0.48% 상승에서 0.11%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주 서초구가 -0.22%로 낙폭이 가장 컸고 강동구가 -0.2%로 뒤를 이었다. 강남(-0.02%)·송파구(-0.05%)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4구 외에는 성동구가 0.12% 하락하며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성동구도 지난주에는 0.35% 급등했다. 서울 외에도 주요 급등지역은 하락세로 돌아서거나 상승폭이 급감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과천과 세종은 각각 0.39%, 0.27% 상승하다 일제히 보합으로 전환됐고, 성남시 분당구는 0.64%에서 0.19%로 상승폭이 급감했다. 부산도 지난주 0.1%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폭이 줄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8·2 대책의 효과로 투기 및 투자 목적의 수요가 잦아들면서 전국적으로 과열지역의 집값 급등세가 잠잠해졌다"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대책이 나온 만큼 집값을 안정화하는 효과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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