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육종학자 고(故) 우장춘 박사(1898∼1959년)의 유품이 국가기록원에 영구보존된다.
정부가 2년 동안 끈질기게 우 박사의 장남인 스나가 모토하루(須永元春)씨를 설득한 결과다.
8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경기도 성남시 국가기록원 서울기록관에서 우리나라 원예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우 박사의 유품 기증식을 개최했다.
우장춘 박사는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1950년 3월 우리 정부 요청으로 귀국한 이후 자본과 기술 부족으로 황폐해진 1950년대 우리나라 농업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논문을 통해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해 새로운 식물인 유채를 만들어 서로 다른 종이 교배를 통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종의 합성' 이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씨 없는 수박을 국내 처음 소개하고 제주 감귤, 강원도 감자 등 다양한 품종을 개량해 보급하는 등 육종과 원예 분야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1959년 8월 10일 타계했다.
이번에 국가기록원이 인수한 우장춘 박사의 유품은 ▲나팔꽃 조사야장(작업일지) 26권 ▲실험기록(연구노트) 13권 ▲일본문헌(서적) 14권 ▲나팔꽃 표본(압화판·그림 등) 644점 ▲문화포장증(1959년 수여)·사진 16점 등 총 713점이다. 기록물 중 나팔꽃 교배야장, 조사야장 등은 잡종 식물들이 어떤 종의 게놈(genome)으로 구성됐는지를 밝혀낸 것으로, 우장춘 박사가 세포유전학의 창시자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라고 기록원은 설명했다.
이상진 행안부 국가기록원장은 "우장춘 박사의 초기 나팔꽃 연구결과물은 국가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기록물"이라고 밝혔다. 기록원은 우장춘 박사의 기록물을 보존 처리한 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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