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日 NEC, 전기차배터리 손 뗀다…중국 GSR그룹에 매각
입력 2017-08-03 16:15 

NEC가 전기차배터리 관련 사업을 모두 중국의 GSR그룹에 매각한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경쟁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NEC는 이번 매각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고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NEC가 이번에 매각하는 것은 전기차배터리 핵심 부품인 전극을 생산하는 자회사 NEC에너지디바이스다. GSR그룹은 NEC에너지디바이스의 연 매출에 해당하는 150억엔(약 1500억원) 가량에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다.
NEC는 에너지디바이스에서 생산한 전극을 닛산과의 조인트벤처인 AESC에 납품해왔다.
그러나 닛산이 보유한 AESC지분 전량(51%)를 GSR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결국 NEC도 보유중이던 AESC지분(49%)를 모두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NEC에너지디바이스까지 넘기는 쪽으로 얘기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는 닛산이 AESC외의 업체에서 전기차배터리 주문을 검토 중인 것도 한몫했다.
한때는 닛산 전기차 '리프'의 인기와 함께 시장점유율 1위를 넘나들었지만 주 거래처가 애매해지면서 AESC의 사업은 쪼그라들고 있다. 조사기관인 SM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에서 AESC의 점유율은 5.6%로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위에서 3계단이나 하락했다.
AESC까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 기업들의 중국내 사업은 어려워질 것이란 염려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7번에 걸쳐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선정했으나 LG화학을 비롯한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단 한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AESC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들은 5차와 6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었다. 당시에도 업계에선 "ASEC가 중국 기업과 매각 협상이 진전되면서 인증 리스트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NEC는 반도체, 컴퓨터, 휴대전화에 이어 전기차배터리 부문도 접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NEC가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도 철수하면서 미래 먹거리가 불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NEC의 매출은 2016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년대비 5.7% 감소한 2조6650억엔에 머물렀다. 이는 NEC의 매출이 정점이던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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