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자금 스캔들' 말레이시아 총리, 이번엔 잠수함 비리 의혹으로 '진땀'
입력 2017-08-03 11:48  | 수정 2017-08-10 12:05


비자금 스캔들로 퇴진 압박을 받아 온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번에는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한 비리 의혹이 재부상하면서 또다시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나집 총리의 측근이었던 압둘 라작 바긴다(57)의 2002년 프랑스 잠수함 도입사업 리베이트 수수 혐의와 관련, 최근 공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압둘은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나집 총리의 고문 자격으로 잠수함 도입 사업을 주도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1억1천400만 유로(약 1천500억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의혹을 받고 있고, 말레이시아 야권과 시민단체는 그 돈이 나집 총리에게 흘러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프랑스 방산업체 DCNS와 탈레스 전직 임원 두 명을 비리 공모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압둘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2일 성명을 통해 검찰이 자신을 공식 기소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압둘 라작 바긴다는 어떠한 비리도 저지르지 않았고, 이 사안과 관련해 법을 어긴 적이 없기에 오히려 당국의 수사를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2002년 12억 유로(약 1조6천억 원)를 들여 DCNS와 탈레스, 스페인 국영조선소인 나반티아로부터 스코르펜(Scorpene)급 잠수함 두 척과 아고스타(Agosta)급 중고 잠수함 한 척을 도입했습니다.

이 사업은 번역가로 협상에 참여했던 몽골 출신 여성 모델 알탄투야 샤리이부(당시 28세)가 2006년 살해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압둘의 내연녀였으나 금전을 요구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샤리이부는 2006년 10월 쿠알라룸푸르 고급 주택가에서 납치된 뒤 교외 정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 VIP 경호부대 대원 두 명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2015년 이들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지만 함께 기소됐던 압둘은 2008년 석방된 뒤 유럽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나집 총리는 샤리이부 살해 사건과 리베이트 수수 등 프랑스 잠수함 구매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부인해 왔으나, 압둘이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다시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차기 총선이 임박한 데다,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한 미국과 스위스 등 관련국의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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