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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내셔널리그 입성한 김현수 "대타 역할 대처할 것"
입력 2017-08-02 09:27 
새로운 유니폼이 낯설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아직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이 낯설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한 외야수 김현수(29)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김현수는 2일(이하 한국시간)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에인절스타디움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적 후 소감을 털어놨다.
지난 7월 30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던 그는 "가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접했을 때 든 느낌에 대해 말했다.
지난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현수의 빅리그 도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해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구단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 차례 진통을 겪었다. 시즌 초반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이후 상황을 극복하며 95경기에서 타율 0.302 OPS 0.801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이번 시즌은 개막전 주전 좌익수로 시작했지만, 새롭게 등장한 트레이 만시니에게 밀리면서 출전 기회를 잃었다. 57경기에서 146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30 OPS 0.603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옮기게 됐다.
그는 지난 팀에 대한 생각은 다 지운 모습이었다. 이전 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내가 할 말이 아닌 거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잘된 것인지는 크게 생각 안해봤다"고 말을 더했다.
새로운 팀에서도 그는 백업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리빌딩 작업이 차분하게 진행중인 필라델피아는 오두벨 에레라(25), 아론 알테르(26), 닉 윌리엄스(23) 등 젊은 선수들로 외야 진영을 갖췄다. 백업 역할은 변함이 없지만,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가 없기 때문에 경기 도중 투수 타석에서 대타 기용이 많은데 김현수가 노려야 할 빈틈이다.
김현수는 "투수 타석에 나가면 기회는 많아지겠지만, 한 타석을 쳐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타 역할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대타로 28타석에 들어서 0.346(26타수 9안타)의 타율을 기록중인 그는 "그 어려움에 어떻게 적응할지를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 계속 나가는 것보다는 한 타석에 나가는 것이 더 힘들다. 그것에 대한 대처를 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팀에서는 어떨까? 사진=ⓒAFPBBNews = News1
다행인 것은 그는 새로운 팀에서 크게 낯설음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필라델피아에서 다른 분위기를 느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분위기는 양 팀(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다 좋다. 볼티모어도 나이많은 선수들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이곳에서는 형동생이 없기 때문에 선수가 노장이라고 해서 이를 좋아하는 선수들은 없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젊은 분위기, 늙은 분위기가 따로 있을까? 그건 아닌 거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피트 매캐닌 감독은 그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대신에 작은 환영 선물을 준비했다. "한국말 연습을 많이 하신 거 같다. 나에게 '환영해'라고 한국어로 말해주셨다"며 팀 합류 이후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볼티모어에서 동료들과 두루 잘 어울렸던 그는 "여기에서도 볼티모어에 처음 합류했을 때와 큰 차이 없는 거 같다. 다들 환영해줬다"며 새로운 팀에서도 동료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새로운 팀에서 등번호 31번을 받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등번호 25번(다니엘 나바)과 50번(헥터 네리스)은 각자 주인이 있었기에 선택할 수가 없었다. 그는 "트레이드 되는 선수가 등번호를 고르는 것을 못봤다. 구단에서 물어보지도 않았다"며 자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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