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구리·원유값↑…모처럼 웃는 원자재펀드
입력 2017-08-01 17:54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랠리에 원유 가격까지 반등에 성공하면서 바닥을 기던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당분간 비철금속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와 투자 매력을 더하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 효과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이는 정유사 주가도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전기동 최근 가격은 t당 6200달러를 돌파하며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5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원자재 가격이 최근 가파른 랠리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자 죽을 쑤던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한 달 새 눈에 띄게 상승하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는 지난달 28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12.42%에 달해 같은 기간 0.3% 상승에 그쳤던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던 원유 펀드도 'V자 반등' 릴레이다. 삼성KODEX WTI원유선물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를 밑돌지만, 1개월만 놓고 보면 수익률이 11.8%에 달해 투자자 입장에서 쏠쏠한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WTI원유펀드 역시 1개월 수익률이 11.2%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더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차가 대중화될수록 구리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구리 수요는 앞으로도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풍산,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 관련 주식이 최근 랠리를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일 풍산 주가는 전일 대비 4.43% 오른 주당 5만1900원에 마감했다. 연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정유업종 주가도 강한 탄력을 받고 있다. 1일 정유업종으로 분류되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는 일제히 52주 신고가 기록을 썼다. 7월 한 달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0% 넘게, 에쓰오일은 20% 넘게 올랐다. 사실 이들 종목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설비 보수 등 단기 손실이 반영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차익과 정제마진 개선 효과로 3분기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되며 주가가 탄력을 받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3년간 정제마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으로 만들 때 예상되는 이익으로, 정유업체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변수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닝쇼크와 유가 하락 직후인 지금이 정유주 투자에 적기"라면서 "유가와 정제마진이 오르며 주가도 더 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사의 주주환원 정책도 주목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주당 160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한 바 있다. 에쓰오일 역시 매년 중간배당에 나서고 있다.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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