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전력 주가, 바닥 탈출 기대감
입력 2017-07-31 17:08 

한국전력이 매년 7월만 되면 주가가 오른 '여름 효과'와 향후 전기료 인상 기대감, 최근 외국인 순매수로 바닥 탈출에 나섰다. 다만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보다 34% 줄어들 것이란 예상에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올해 까지 매년 7월 한국전력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8.7%, 2014년 12.3%, 2015년 9.3%, 작년 3.2%에 이어 올해도 지난 달 28일 까지 10.4% 올라 5년 연속 7월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전력 주가가 여름에 강한 것은 여름에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매년 3분기(7~9월)에 정점을 찍기 때문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1조463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올 2분기 1조원이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3분기에는 3조3567억원으로 크게 뛰어오를 전망이다.

3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면서 외국인은 지난 7월11일 이후 같은 달 28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2272억원이었다. 올 들어 이날 까지 2705억원을 순매수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외국인 러브콜은 전통적 여름 성수기 진입과 함께 최근 나타난 호재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산업용 경부하요금이 차등 적용된다. 심야나 주말에 전기요금을 낮게 적용하는 할인폭이 축소되는 것이다. 할인율이 축소되면 국내 기업들은 비용이 늘지만 한국전력은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기대감에 새 정부 이후 하락세를 탔던 주가도 새 정부 출범 전 주가로 돌아갔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부하요금 할인율을 10%씩 축소할 때마다 6542억원의 판매수입이 늘어나는데, 이는 전기요금 1.2%의 인상효과가 있다"며 "할인율이 최대 50% 축소되면 전기 판매수입이 3조2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 7월 부터 원전 가동률이 정상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 2분기 한국전력의 원전 평균 가동률은 75.4%에 그쳤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는 실적이 부진하지만 3분기 원전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신고리 5, 6호기가 건설 중단되더라도 향후 5년간은 기저발전이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원전 시설에 대한 안전성 점검도 한국전력의 큰 악재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4호기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 두께가 기준에 미달했다며 원전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재가동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는 일부 원전 격납건물 내벽에 설치된 철판으로 방사선 누출방지를 위한 방호벽 역할을 한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전 점검 결과 사후조치 계획에 따라 원전가동률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시설별로 조치기간이 3~6개월 정도 걸리겠지만 한국전력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수준이 회사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호재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에 불과해 역사적 저점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부에선 새 정부가 원전 폐기 공약을 실천하고 있는 만큼 한국전력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 1분기 기준 한국전력 전체 영업이익에서 원자력발전 부문은 50.5%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전력 주가는 원자력 사업 전망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실행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