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델찾아 삼만리"…화장품업계 모델 구인난 `허덕`
입력 2017-07-31 16:54  | 수정 2017-08-01 00:41

A사 관계자 "모델 찾기요? 지금 하늘에 별 따기에요. 웬만한 인물들은 이미 타 브랜드에서 데려가 활동하고 있어요."
B사 관계자 "재계약 시즌이 다가오면 아쉬운 소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모델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무리하더라도 기존 모델 계약 연장을 하는 편이 더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업계가 최근 모델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뷰티 열풍에 따라 신생화장품 업체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브랜드 간 모델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화권 브랜드까지 국내 시장에 합세하면서 모델 기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3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에만 약 100여개의 브랜드가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신인 배우·아이돌 그룹이다. 웬만한 인지도가 있다는 유명인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기존 화장품 대기업에서 이미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제 막 이름을 알린 인물들 중에 고심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들까지 계산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모델 계약기간이 짧아진 것도 모델 구인난으로 인해 최근에 나타난 현상 중 하나다.
과거 연 단위로 계약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3~6개월 단발성 계약을 택하는 곳이 다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모델 계약료에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자 차라리 단기간이라도 간접광고(PPL), 팬사인회 등 부가 행사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모델 계약을 진행할 때 TV광고나 화보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횟수, 사인회·악수회 등 기타 행사에 이어 최근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까지 포함한 계약을 진행하기도 한다"면서 "어렵게 모델 계약을 진행한 만큼 광고효과를 최대한 높이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우나 모델, 가수 등에서 적합한 인물 찾기가 어려워 지자 인기 스포츠 선수나 방송인을 발탁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일례로 잇츠스킨은 신규 모델을 찾기 위해서 20대 유명인들의 프로필을 한 데 모아놓고 하나하나 활동 내역을 점검하면서 후보 브랜드 모델 찾기에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그 결과 당시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 않으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높은 김연아 선수를 삼고초려해 낙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신생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GD-11은 백지연 전 아나운서와 전속 계약을 맺고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이외에도 여성 모델 기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배우 마동석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 에뛰드나 이상민과 신제품 선스틱 광고로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본 닥터지 등 한시적으로 남성모델을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의 기존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는 얘기만 들려도 너도나도 물밑 접촉하면서 '모델 모시기'경쟁에 들어간다"면서 "업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광고효과가 있는 인지도 모델은 한정적이 되면서 나타난 최근 국내 화장품산업의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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